
둘은 1990년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시카고 불스 ‘왕조시대’를 구축했다. 시카고에서 여섯 차례나 NBA 정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둘은 서로 없이는 혼자서 결코 우승을 할 수 없었다. 조던은 NBA 데뷔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으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피펜이 시카고에 합류하면서 조연 역할을 확실히 하자 조던이 더욱 빛났다. 조던은 ‘농구황제’가 됐다.
그러나, 피펜은 늘 ‘사이드킥’ 대우만 받았다. 시카고는 조던만 챙겼다. 조던에게만 천문학적인 연봉을 주는 등 초특급 대우를 해주었다. 피펜은 ‘찬밥’이었다. 팀 우승에 기여한 선수에 대한 연봉치고는 너무나 형편없었다. 이는 후에 조던도 인정한 바 있다.
피펜은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시카고를 떠나 휴스턴 로키츠에 가면서 제대로 대우를 받았다.
은퇴 후 둘의 생활은 판이했다. 조던은 샬롯 호니츠 구단주가 되는 등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반면, 피펜은 이런저런 일로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거의 탕진했다.
조던과의 관계도 멀어졌다. 현역 시절에는 조던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나 은퇴 이후에는 험한 말로 조던을 비판했다.
둘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게 한 사건이 2020년 일어났다. ESPN이 제작하고 방영한 ‘라스트 댄스’라는 다큐 때문이었다.
이 다큐에서 조던은 상당히 미화됐다. 이에 피펜이 분노했다. 그는 이후 공개적으로 조던을 비판했다. 또 최근에는 자서전 형식의 책을 내면서 “조던이 농구를 망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던은 그러나 피펜의 날선 비판에 일체 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찰스 바클리 등 조던과 함께 1990년대 NBA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조던을 두둔하며 피펜을 나무랐다.
그랬던 피펜이 놀라운 발언은 했다.
‘시네마블렌드’에 따르면, 피펜은 최근 로스앤젤레스의 KTLA 5와의 인터뷰에서 “조던과 다시 함께 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나는 마이클 조던과만 뛸 것이다”라고 답했다.
농구 하나만큼은 조던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농구를 하는 동안, 피펜은 조던과 같은 농구 실력을 가진 선수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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