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야구인 출신 수장 시대를 연 허구연 KBO 신임 총재는 '팬 퍼스트'를 기치로 내 걸고 KBO 리그의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 가자고 역설했다.[연합뉴스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3300906170941218e70538d22112161531.jpg&nmt=19)
2020년 벽두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무관중 경기를 펼쳐야 했던 지난 2년과는 달리 개막전부터 전면적 관중입장이 허용되는 올시즌 프로야구는 '팬 퍼스트'(Fan First)를 기치로 내건 야구인 출신 첫 수장 허구연 신임 총재의 취임을 비롯해 역대급 흥행요소들로 벌써부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허구연 신임총재의 'Fan First'에 담긴 의미
허구연 신임총재의 취임 일성은 Fan First다. 팬이 없으면 프로야구의 존립자체에 의미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KBO 리그는 야구팬들에게 소홀해 왔다는 것이 허 총재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올시즌은 팬과 선수들이 함께 참여하고 어울리는 행사들이 다양하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22시즌을 여는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창원 공식 개막전부터 팬을 우선으로 하는 다양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항상 의례적으로 실시하던 틀에 박힌 개막식 대신 어린이 팬이 2022년 KBO 리그 개막선언을 하고 허구연 총재가 직접 시포를 한다. 시구도 유명인사가 아니라 어린이 팬이 할 예정이다. 일종의 파격이다. 그만큼 팬을 우선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KBO의 모든 행정을 '팬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팬의 눈으로 보고, 팬의 의사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이는 '음주 삼진아웃'을 당한 강정호에 대해 최근 키움 히어로즈 구단이 KBO에 임의해지 신청한 데 대해 "여러 각도에서 조명을 해 봐야 하고 고려할 것도 많다.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팬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나 마찬가지다.
팬들이 용서하고 복귀를 허락하면 임의해지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총재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허락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부분이다.
'팬을 위한 KBO 행정', '팬 퍼스트의 경기 운영'이 2년만에 전면 관중입장과 맞물려 2017년 840만명 관중 입장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는 프로야구 흥행에 불을 지필 수 있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을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29일 SSG를 누르고 시범경기 5연승으로 공동 1위에 오른 KIA 선수들이 김종국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3300920500042418e70538d22112161531.jpg&nmt=19)
무관중으로 치러진 2022 시범경기에서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가 나란히 8승2무3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통칭 '엘롯기'로 불리는 이들 세 팀은 KBO 리그 최고 인기구단들이다. 비록 시범경기이지만 이들 세 팀이 나란히 공동 1위에 오른 것은 시범경기 기록을 공식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부터 사상 처음이다.
지금까지 예를 보면 시범경기 성적이 통상적으로 정규시즌 성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시범경기 1위였던 한화 이글스와 2006년이 가장 최근 시범경기 1위인 LG는 모두 이 해에 최하위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두 성적이 나쁜 것만도 아니었다. 롯데는 2009~2011년까지 세차례 시범경기 1위를 한 뒤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KIA도 2004년 1위를 한 뒤 이해 4위를 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범경기 성적이 그대로 정규시즌에 반영되지 않지만 올해는 또 다른 양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이미 LG는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고 KIA는 미국에서 복귀한 양현종과 150억 FA 나성범의 영입으로 전력을 대폭 보강했다. 그리고 롯데는 외형적인 보강은 없었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기대 이상의 투수력과 타력을 과시하면서 상위권 도약의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인 이들 세 팀이 막판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올시즌 야구장은 또 한번의 새로운 흥행몰이로 들썩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 복귀한 김광현(왼쪽)과 양현종[연합뉴스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203300925470137218e70538d22112161531.jpg&nmt=19)
최근 프로야구는 수준이 저하됐다는 비아냥과 함께 이에 따른 당연한 결과지만 관중 감소라는 이중 고초를 겪었다. 하지만 올시즌은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흥행요소들이 즐비하다.
'영원한 에이스'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이 미국에서 복귀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야심차게 출발한 SSG는 지난해 정규리그 마지막 144경기째에 패하면서 반경기차로 가을야구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고 KIA는 9위로 바닥권으로 추락했다.
이런 판에 김광현과 양현종의 KBO 리그로의 유턴은 프로야구 전체 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두 팀의 성적을 상위권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나 KIA는 김종국 신임 감독 부임과 양현종의 복귀와 맞물려 30홈런을 너끈히 날릴 수 있는 나성범까지 영입함으로써 단숨에 우승후보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올시즌 대형 신인들의 가세와 젊은 MZ 세대들의 등장은 또 다른 흥행요소다.
신인으로는 시범경기에서 초고교급 실력을 선보인 김도영(KIA)을 비롯해 조세진(롯데)과 '중고신인' 송찬의(LG)는 새삼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여기에 윤태현(SSG) 이재현(삼성)은 잠재력을 보여 주었고 이민석(롯데)은 29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첫 등판해 초구를 154㎞나 되는 빠른 볼을 던져 양준혁 해설위원으로부터 '괴물투수' 나왔다는 칭찬을 받았다.
스프링캠프때 당한 부상으로 시범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문동주(한화)도 150㎞ 중반을 넘어서는 빠른 볼에다 제구력까지 갖추고 있어 올시즌 신인 마운드에 회오리 바람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이러한 신인들과 함께 이제 2~3년차를 맞는 MZ 세대들의 도약도 돋보인다.
소형준(kt) 이민호(LG)는 이미 팀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고 2년차를 맞는 이의리(KIA) 김진욱 최준용(이상 롯데)도 어느새 마운드의 기둥으로 떠올랐으며 안재석(두산) 문보경(LG) 김지찬(삼성) 정은원(한화) 나승엽(롯데)도 언제든지 주전 자리를 꿰찰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
이 덕분에 각 구단들은 실력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 그만큼 흥행에 플러스 요인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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