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영은 차유람과 벌인 27일 ‘SK 렌터카 LPBA 챔피언십’ 4강전(고양 빛마루 방송센터)에서 무진 애를 먹었다. 1세트를 세트 포인트 싸움 끝에 지고 2세트도 내줘 끌려 다녔다.
하지만 3세트부터 반격을 시작, 결국 4-2로 역전극을 펼치며 올 시즌 세 번 째 결승에 올랐다.
1세트,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제와 여신의 대결, 기량이 아닌 또 다른 것이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었다.
첫 득점은 금방 올렸지만 둘 다 쉬운 뱅크 샷을 놓치는 등 대치 상태가 제법 오래 갔다. 균형를 먼저 깬 건 차유람. 6이닝 4연타로 기세 싸움의 머리를 움켜 잡았다.
김가영은 7, 8 이닝에 편안한 쓰리 뱅크 샷을 넣지 못했다. 한번은 짧고 한 번은 길었다. ‘길 당구’도 이리 저리 놓쳤다. 평소였으면 가볍게 맞추던 공이었다
차유람이 9이닝에 3연타를 더했다. 원 뱅크 넣어치기가 아깝게 빠져 세트 포인트를 놓쳤다.
김가영이 반전의 샷을 날렸다. 13이닝 4연타였다. 그리고 15이닝에 처음으로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10:10을 만들었다.
다음 공은 기본적인 뒤돌리기. 거의‘빅볼’ 수준이었으나 이걸 놓치면서 차유람에게 세트 포인트를 내주고 말았다. 차유람 11:10.
차유람이 2세트도 치고 나갔다. 1이닝 2연타, 2이닝 2연타였다. 그리고 5이닝 넣어치기 원 뱅크 샷과 6이닝 1득점으로 8:3까지 달아났다.
김가영은 2이닝 쓰리 뱅크 샷 등으로 3연타를 쳤다. 샷이 아주 조금씩 빠지는 바람에 3이닝 연속 공타를 날렸다. 1세트 '세트 포인트 실패의 아픈 기억'이그대로 남아있는 듯 했다.
9이닝 2연타로 6:8로 다가섰다. 샷 감을 살리는 듯 했으나 치기 쉬운 원 뱅크 넣어치기를 주고 말았다.
차유람이 조심스러운 샷으로 득점한 후 대 회전으로 2세트 세트 포인트까지 마무리했다. 차유람 11:6. 세트 스코어 2-0.
차유람은 기본 공을 잘 공략하며 한 점, 한 점 차근하게 점수를 쌓아갔다. 3세트 4이닝 4:2였다. 수비가 잘 되었다. 난조였던 김가영이 5이닝에 리버스 공격을 성공시키며 샷 감을 되살렸다. 3연타였다.
차유람이 2연타로 다시 1점차로 앞섰지만 이내 김가영이 웃었다. 빠질 뻔 했던 6이닝 2점째가 쫑 덕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반전극을 부른 플루크였다.
하이런 5점을 쏘며 10:6 리드를 잡았고 8이닝 옆 돌리기로 처음 세트 포인트를 올렸다. 김가영11:8.
4세트는 언제나 힘든 싸움. 집중도가 떨어지고 피로가 쌓이는 시점. 차유람이 선공을 놓치면서 좋은 공을 주었다. 김가영이 가볍게 득점한 후 어려운 자세에서 원 뱅크 넣어치기를 성공하며 3득점했다.
그러나 긴 공백이 이어졌다. 차유람이 10이닝에서 행운의 샷으로 3득점하며 침묵을 깼다. 김가영은 실력으로 3연타를 쏘며 10점고지에 올랐다. 네 번째 뒤돌리기를 실수, 8:6에서 더 이상 치고 나가지 못했다.
김가영은 12이닝 세트 포인트 뒤돌리기도 실패했다. 더 어려운 공도 잘 맞추면서 세 차례나 뒤돌리기를 놓쳤다. 그 바람에 1점차로 쫓겼고 10:10 동점까지 허용했다.
차유람이 결정타를 놓친 덕분에 15이닝 옆돌리기 대회전으로 세트 포인트를 수확했다. 1세트에 이은 두 번째 세트 포인트 싸움에서 이기며 세트 스코어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긴박감을 떨쳐 낸 김가영. 5이닝 5연타로 6:2를 만들었다. 차유람은 좀 흔들렸다. 미세한 차이로 득점을 놓치곤 했다. 김가영은 8이닝에서 대단한 끌어치기 등으로 2연타를 쏘았다.
그리고 12이닝 원 뱅크 넣어치기와 13이닝 찍어치기로 세 번째 세트 포인트를 작성했다. 김가영 11:6에 세트 스코어 3-2.
6세트는 쉬울 듯 했다. 흐름을 잡은 김가영이 바로 끝낼 분위기였지만 차유람의 저항이 완강했다. 심지어 먼저 세트 포인트에 올랐다.
의외로 지지부진 했던 김가영은 6이닝 4연타로 몸을 푼 후 7세트의 기운이 감돌던 12이닝 8:10에서 3연타를 쏘며 길었던 경기를 마침내 끝냈다.
차유람은 행운의 쫑으로 10점 고지에 먼저 오르고도 세 차례나 1점을 놓쳐 역전패했다. 김가영 11:10에 세트스코어 4-2 승으로 결승행.
차유람은 6차 대회 준결승에 이어 또 김가영에게 졌지만 매우 좋은 경기를 펼쳤다. 다음을 기약해도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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