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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BO리그 초점]㉔닮은 듯 다른 데뷔 시즌 보낸 '특급 좌완' 이의리와 김진욱, 올해는 win-win할까?

2022-02-24 09:21

프로 2년차면 아직 새내기나 다름없다. 그래도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남다르다. 토종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팀이 산다.

이의리[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의리[연합뉴스 자료사진]
닮은 듯 닮지 않은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2021시즌 이의리와 김진욱은 화제의 중심이 되었던 새내기들이었다. 이의리는 KIA에 1차지명되면서 계약금 3억원, 김진욱은 2차 1라운드 1순위로 3억7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은 프로에 입단하면서부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KIA)으로 이어지는 국내 좌완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꼽혔다. 그만큼 충분한 자질과 실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평가대로 승선과정은 달랐지만 신인으로 나란히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돼 가슴에 자랑스런 태극마크도 달았다.

그리고 외형상 첫해 올린 성적도 비슷했다. 4승5패(이의리)와 4승6패(김진욱). 하지만 한해를 마친 뒤 이들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상대적으로 김진욱에 견주어 주목을 덜 받은 이의리는 시즌 초부터 특급신인으로 떠오르며 1985년 이순철(현 SBS 해설위원) 이후 36년만에 'KIA의 신인왕 잔혹사'를 끊어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2경기에서 18개의 삼진을 잡아내 탈삼진 1위였고 KBO 리그 19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 평균자책점 3.61에 리그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피안타율 0.204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 가운데 탈삼진 5위(93개)도 돋보였다.

특히 이의리가 등판한 19경기에서 KIA는 11승6패2무로 승률이 0.647에 이르러 팀 성적 9위인 KIA의 승률 0.433(58승76패10무)을 크게 앞섰다. 에이스 양현종이 빠진 KIA 마운드에 희망이자 빛이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큰 부상은 아니지만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면서 9월 12일 NC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김진욱
김진욱
이런 이의리와 달리 김진욱은 성장통을 겪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기대치를 밑돌았다. 4경기에서 3연패, 17⅓이닝에 17안타를 맞고 21실점이나 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0.90에 이르렀다.

이동안 4월 15일에는 이의리와 선발 맞대결까지 벌였다. 3⅔이닝 5실점을 해 이의리의 4이닝 3실점에 견주어 나름 자존심에 생채기도 났다.

결국 6월부터는 불펜으로 한발 물러섰다. 이후 김진욱은 불펜으로만 전념했다. 9월 8일 삼성전, 단 1경기 선발로 나서기는 했지만 시즌 34경기를 모두 불펜으로 나섰다. 34경기 27⅓이닝 10실점으로 평균자책점 3.29를 올리며 4승8홀드까지 챙겼다. 무엇보다 김진욱은 시즌 마지막까지 별다른 부상없이 완주했다.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2021시즌에서 하위권으로 밀린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의리가 선발로 주목을 받았다면 김진욱은 하위권으로 밀린 팀 성적에다 불펜이라는 특성 때문에 크게 빛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2022시즌을 맞아 이의리와 김진욱은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많아졌다. 둘 다 5선발 후보들이다.

구종과 구위도 엇비슷하다. 140㎞ 중반에 이르는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다만 이의리는 좋은 컨트롤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데 견주어 김진욱은 높은 상태에서 큰 낙차로 떨어지는 커브나 약간 높은 직구를 많이 던진다. 따라서 올시즌부터 위 아래로 넓어지는 스트라이크존이 김진욱에게는 호재다.

더구나 올해는 9월에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두번째 태극마크를 달 기회다.

크게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신인왕 타이틀을 따내 특급 좌완의 자존심을 살린 이의리, 데뷔 시즌의 아쉬움을 간직한 김진욱이 2년차에서 서로 win-win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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