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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빕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선수, 테니스 복식우승 합작

2022-02-23 09:34

루블료프(왼쪽)와 몰차노프.[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소셜 미디어 사진]
루블료프(왼쪽)와 몰차노프.[남자프로테니스 투어 소셜 미디어 사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두 나라 선수들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안드레이 루블료프(러시아)와 데니스 몰차노프(우크라이나)는 21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ATP 투어 오픈 13 프로방스(총상금 54만5천200 유로) 복식 결승에서 벤 매클라클런(일본)-레이븐 클라센(남아공) 조를 2-1(4-6 7-5 10-7)로 물리쳤다.

루블료프와 몰차노프의 ATP 투어 대회 복식 우승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공화국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곳에 병력 투입을 명령하기 직전에 나온 결과다.

루블료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것은 모른다"면서도 "스포츠는 같은 팀이나 선수를 응원하면서 사람들을 하나로 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그런 부분이 중요한 것 같고,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 빈다"(Peace to all)라고 덧붙였다.

1987년생 몰차노프가 1997년생 루블료프보다 10살이 더 많다.

루블료프는 "내가 15살 때 퓨처스 대회에서 처음 데니스를 만났다"며 "우리 모두 러시아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친해졌고, 데니스가 내게 저녁도 사주면서 잘 챙겨줬다"고 말했다.

몰차노프는 "그때는 내가 안드레이를 도와줬지만, 지금은 안드레이 덕분에 내가 생애 처음으로 ATP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고 기뻐했다.

현재 루블료프는 단식 세계 랭킹 7위에 올라있는 톱 랭커로 성장했고, 몰차노프는 복식 세계 랭킹 77위다.

이 대회를 마친 뒤 루블료프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했으며, 몰차노프는 프랑스에 남아 투어보다 한 등급 낮은 챌린저 대회에 출전하려고 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기권했다.

마르세유 대회 단·복식을 석권하고 UAE 두바이로 이동한 루블료프는 23일 열린 ATP 투어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총상금 279만4천840 달러) 단식 1회전에서 대니얼 에번스(28위·영국)를 2-0(6-4 7-5)으로 물리쳤다.

루블료프는 "오늘 새벽 2시에 숙소에 도착했다"며 "6∼7시간 자고 바로 나와서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지만 이겨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루블료프는 이 대회 2회전에서 권순우(60위·당진시청)와 맞대결한다. 권순우와 루블료프의 16강전은 한국시간으로 23일 밤 10시 정도에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와 루블료프는 이달 초 네덜란드 대회 2회전에서 한 차례 만나 루블료프가 2-0(6-3 6-3)으로 이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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