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주는 LPBA 3회 우승 임정숙의 남편. 임정숙의 뱅크 샷을 완성시켜준 사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자신의 경기는 잘 풀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묵힌 힘을 다 쏟아내고 있는 이종주는 4일 열린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 8강전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던 재야고수 박광열을 물리치고 4강에 선착했다.
이종주는 빠르게 4강 고지에 다가갔다. 1세트와 2세트를 뱅크 샷 3개로 6득점하며 손쉽게 끝냈다.
1세트는 10이닝 15:5 였고 2세트는 6이닝 15:11이었다.
박광열이 4개 치면 4개 치고 3개 치면 5개 치는 식으로 역전하다 6이닝에서 결승점을 냈다.
이종주는 공타 없는 6이닝이었으나 박광열은 1이닝과 6이닝에서 공타, 세트를 잃었다.
박광열은 서현민, 팔라존 등 2명의 챔피언을 잡은 강호. 하지만 8강전에선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툭하면 쫑이 났고 치는 공마다 간발의 차로 빗나가거나 바로 앞이나 옆에서 섰다.
3세트는 이종주가 질 수 밖에 없었다. 잘 들어가던 뱅크 샷을 세 번 연속 놓쳤다. 큐미스도 세차례나 했다. 박광열이 1, 2세트에서 그랬듯 많은 공이 조금씩 빗나갔다.
박광열이 그 기회를 쉽게 잡아채지 못했다. 그 역시 14이닝이나 공타를 날렸다. 그래도 미세한 옆돌리기를 연속해서 성공, 조금씩 감을 잡아나갔다.
박광열이 마지막에 3연타를 터뜨려 15:13으로 이겼지만 20이닝까지 친 다음이었다. 박광열이 이긴 게 아니라 이종주가 진 세트였다.
쉬면서 감을 끌어올린 이종주.
4세트 1이닝에서 7연타를 쏘아 올렸다. 뱅크 샷 1개를 다시 쏘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2이닝에서 5연타를 터뜨렸다. 이번에도 뱅크 샷이 한 개 있었다.
박광열도 마지막 힘을 쏟아냈다. 4, 5, 6이닝에서 3-3-4점을 치며 12점까지 쫓아왔다. 하지만 이미 이종주의 기운이 살아 난 뒤였다.
박광열이 7이닝에서 공격에 실패하며 공을 모아주었다. '니가 이겨라'라는 신호 같았다.
길을 찾느라 잠시 뜸을 들였지만 여지없었다. 쓰리 뱅크 샷이 그대로 매치 포인트가 되었다. 15:12였다.
충분히 맞는 공이었지만 운도 조금 따랐다. 이종주는 목례한 후 ‘4강 큐대’에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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