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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루친스키와 미란다, 2022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 자리도 '돈 순서'일까?

2022-01-04 09:57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와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 2022시즌 KBO 리그 외국인투수 최고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

KBO 4년차를 맞아 외국인선수 가운데 역대 3번째로 200만달러 클럽에 가입한 드류 루친스키[사진 NC 다이노스]
KBO 4년차를 맞아 외국인선수 가운데 역대 3번째로 200만달러 클럽에 가입한 드류 루친스키[사진 NC 다이노스]
루친스키와 미란다는 2022시즌 외국인선수 최고액 선수로 나란히 등장했다. 총액으로는 인센티브가 걸려있는 루친스키가 200만달러로 10만달러가 많지만 확정액만으로 따지면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160만달러로 똑같이 190만달러씩이다.

루친스키가 KBO 리그 입성해 3년 동안 꾸준하게 활약한 덕분에 얻은 결과물이라면 미란다는 단 1년만에 얻은 성과다. '실력=돈'이라는 프로세계의 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루친스키는 2019년 외국인 신입단 선수 최고액인 총액 10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로 NC의 유니폼을 입었다.

첫해 30경기에 나서 177⅓이닝을 던지며 164피안타 13피홈런 45볼넷 119탈삼진 평균자책점 3.05로 9승9패. 다소 기복있는 모습으로 10승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퀄리티스타트 17회, 완투 2회 등 꾸준함이 평가돼 2020년에는 40%가 인상된 14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 연봉 10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루친스키의 2020년 활약은 최고에 최상이었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183이닝을 던지며 19승5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하며 팀을 1위로 이끌었다. 특히 두산을 상대로 한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가운데 두 차례 선발, 한 차례 마무리로 나서 13이닝 동안 단 1실점(평균자책점 0.69)으로 2승1세이브를 올려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당연히 2021년에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총액 180만달러(계약금 30만달러, 연봉 130만달러, 인세티브 20만달러)로 2020년보다 40만달러가 인상됐다.
그리고 루친스키는 지난해에도 여전히 NC의 에이스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성적은 2020년에 견주어 떨어진 15승10패에 그쳤지만 19차례의 퀄리티스타트를 비롯해 30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17로 꾸준함을 과시했다.


이 덕분에 전체 총액에서는 20만달러 밖에 오르지 않았지만 확정액에서는 지난해 160만달러에서 30만달러가 오른 190만달러에 2022시즌 재계약을 맺었고 총액기준으로 더스틴 니퍼트와 핵터 노에시에 이어 KBO 외국인 선수 가운데 3번째로 200만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이렇게 루친스키가 지난 3년 동안 매년 한차례도 빠지도 않고 30경기에 나서 꾸준한 성적을 올려준 덕분에 첫 100만달러에서 190만달러(확정액 기준)까지 인상됐다면 미란다는 그야말로 지난해 활약으로 수직상승한 케이스다.

고 최동원이 1984년에 기록한 223개의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27년만에 경신한 미란다는 1년만에 총액 80만달러에서 190만달러로 137.5%의 경이적인 인상률을 기록했다.[사진 두산 베어스]
고 최동원이 1984년에 기록한 223개의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27년만에 경신한 미란다는 1년만에 총액 80만달러에서 190만달러로 137.5%의 경이적인 인상률을 기록했다.[사진 두산 베어스]
미란다는 2021시즌에 총액 80만달러(계약금 15만달러, 연봉 55만달러, 인센티브 10만달러)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에 대활약을 보였던 라울 알칸타라가 일본으로, 크리스 프렉센이 미국으로 복귀하면서 일본프로야구와 대만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미란다를 영입했다.

미란다는 2018년 7월에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방출된 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을 맺고 일본프로야구에서 1년반을 뛰었다. 2018년과 2019년 연거푸 일본시리즈 우승멤버가 되었으나 2019년 7승5패 평균자책점 4.19에 그치면서 재계약에 실패하고 대만으로 건너갔다.

2020년 대만프로야구 중신브라더스에서 25경기 156⅓이닝 10승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KBO 리그에서 외국인투수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개최되지 않았고 메이저리그가 축소 운영되지 않았다면 미란다가 KBO 리그에 발을 들여 놓지 않았을 수도 있었지만 미국에서 데려 올 선수가 마땅치 않으면서 미란다가 대안이 된 것 이었다.

이렇게 외국인선수 상한액에 20만달러가 적은 금액으로 두산에 입단한 미란다는 2021시즌 최고 활약을 보였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4승 5패(다승 4위)에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225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고(故) 최동원이 198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세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223개를 37년 만에 넘어서 KBO 리그 최우수선수(MVP)상까지 휩쓸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가 미란다의 영입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고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에도 이 소문은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두산이 미란다의 마음을 잡는데 성공해 지난해보다 총액보다 무려 110만 달러 오른 금액에 재계약했다.

특히나 미란다의 137.5%(80만달러→190만달라)라는 경이적인 인상률은 더스틴 니퍼트가 KBO 리그 6년차였던 2016년 다승(22승)과 평균자책점(2.95)에서 1위로 MVP에 오른 뒤 2017년 재계약으로 기록한 75%(120만달러→210만달러)의 몸값 상승률을 가뿐하게 뛰어 넘은 수치다.

4년차를 맞아 KBO 리그에 터줏대감으로 외국인선수 최고액투수가 된 루친스키지만 아직까지 개인타이틀은 단 한개도 없다. 반면 미란다는 1년만에 최고투수 반열에 올랐다. 다소 자존심이 상할법도 하다.

루친스키와 미란다가 올해 외국인선수 최고액 투수답게 최고의 능력을 보여 주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올시즌의 한 흥미거리가 아닐 수 없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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