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여전히 와일드카드로 ‘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하지만 그는 랭킹 10위의 실력자다.
해커는 출전자체가 화제였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많은 사람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미지의 인물’. 그래서 그의 프로 대회 등장과 행보는 늘 관심거리였다.
그가 첫 대회처럼 128강에서 계속 탈락했다면 그 관심은 일시적인 것으로 끝날 것이다. 하지만 두 번째 대회인 ‘TS 샴푸 PBA 챔피언십’에서 4강 진출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와일드 카드’에 대한 관심 또한 늘어났다.
해커의 4강 길은 대단했다. 128강전은 승부치기로 힘겹게 통과했지만 32강전에서 4대천왕 쿠드롱을 3-0으로 완파했고 16강전에서 김종원, 8강전에서 김남수를 각각 무찔렀다.
4강전에서 마르티네스에게 잡혔지만 마르티네스 역시 쿠드롱만큼이나 강한 챔피언 출신이어서 패배가 크게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와일드 카드. '해커의 돌풍'을 꿈꾸는 프로 신참들이지만 해커처럼 농익은 베테랑도 적지않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와일드 카드 선수는 해커를 포함, 10명이다.
이들의 첫 목표는 128강전 통과다. 우승을 목표로 하지만 첫 대전이 모두 PBA 정상권의 강자들이고 그래서 첫 경기를 이기면 단숨에 화제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커는 119위의 구민수와 128강전을 치른다.
지난 대회 32강전에서 해커를 잡은 22세의 구준서는 그 덕분에 47위까지 올라 82위의 김경준과 첫 판을 벌인다.
구준서는 64강전에서 우승 경력의 베테랑 오성욱도 꺾었다. 지켜 봐야 할 와일드 카드이다.
나머지 8명의 와일드카드는 119위에서 128위에 위치, 랭킹 1위부터 10위권의 강자들과 부딪친다.
128위 유창선은 드림투어 2차 대회 4위 입상자.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지만 128강전 첫 상대가 랭킹 1위 마르티네스다. 꺾으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하다.
127위 이경욱은 2위 강동궁, 126위로 드림투어 2차 1위인 강인수는 3위 사파타, 125위 남경훈은 4위 레펜스, 124위 정해창은 5위 쿠드롱과 1차전을 가진다.
모두 PBA 챔피언 출신들이다. 힘겨운 싸움이지만 반드시 극복해야 할 적이다. 지면 앞으로도 계속 그같은 강자들과 128강전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기운의 김태관이 그랬다. 그는 국내 4대천왕의 선두주자인 김행직의 친동생이다. 수원 매탄고 출신으로 기량이 만만찮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김행직을 꺾기도 하는 등 준우승까지 했다.
형과는 달리 올시즌 PBA에 뛰어 들었지만 아직 한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시즌 개막전인 블루원 대회에선 팔라존에게 졌고 휴온스 대회에선 김재근, 크라운 대회에선 마민캄에게 무너졌다.
한 세트를 이겼으니 두 세트를 가질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연패로 늘 첫 상대가 강자들이다. 이번 대회는 119위로 조금 올랐지만 그래도 국내 최강자 그룹의 한 명으로 우승 경력을 지닌 서현민(9위)이다.
와일드카드들에게 128강전은 그래서 한 게임이지만 절반의 성공을 의미하는 중요한 일전이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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