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9(토)

야구

[마니아포커스]야시엘 푸이그와 이반 노바, 'KBO 리그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

2021-12-22 10:06

우리 속담에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는 말이 있다. 쉽게 보고 어설프게 대들었다가 실패를 할 수 있다는 따끔한 충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2022시즌을 앞두고 KBO 리그 각 구단들의 외국인선수 윤곽이 거의 드러나고 있다.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등 4개 구단은 외국인선수 3명의 구성을 마쳤고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는 아직까지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또 나머지 4개 구단은 1~2명씩 미계약인 상태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절친으로 잘 알려진 푸이그(오른쪽)와 3루수 유리베가 함께 장난을 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 절친으로 잘 알려진 푸이그(오른쪽)와 3루수 유리베가 함께 장난을 치고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년에 KBO 리그에 데뷔하게 될 외국인선수 가운데는 단연 야시엘 푸이그(키움)와 이반 노바(SSG)가 눈에 띈다. 더구나 이들은 나란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이쪽저쪽으로 연결고리가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쿠바 출신인 푸이그는 목숨을 걸고 마약 밀반입에 사용되는 보트를 타고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2012년 LA 다저스와 7년간 4200만달러의 대형 계약에 성공하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뤘다.

그는 데뷔 첫해부터 타고난 체력과 스피드, 여기에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를 펼쳐 '메이저리그의 야생마'란 별명을 얻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특히나 데뷔 2년차에는 올스타에도 선정될 정도로 성적도 좋았다.

다저스와의 계약 마지막 해에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된 뒤 다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옮겼고 결국 이해를 마지막으로 FA 자격을 얻었지만 어느 팀에서도 푸이그를 원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7시즌 동안 861경기 타율 0.277 132홈런 415타점 441득점 79도루를 기록해 수준급 이상의 기록에도 불구하고 푸이그가 외면을 받은 것은 그의 불성실한 태도때문이었다. 그는 LA 다저스 시절부터 훈련시간에 잦은 지각을 하는 하면 툭하면 벤치클리어링을 일으켰다.

여기에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난폭운전, 가정폭력에다 성폭행까지 나오는 등 각가지 문제들이 불거졌다. 이 때문에 '악동' '문제아'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어직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결국 이런 각종 문제들이 얽혀 메이저리그 복귀를 못한 것이다.

푸이그와 류현진은 똑같이 2013년에 빅리그에 데뷔해 2017년까지 함께 했다. 서로 더그아웃에서 스스럼없이 장난을 칠 정도로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푸이그의 KBO 리그행에도 류현진의 조언이 한몫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20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11승을 올릴 때의 이반 노바의 투구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11승을 올릴 때의 이반 노바의 투구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푸이그와 함께 이반 노바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였다. 류현진과는 동갑(34살)이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3년이 빠른 2010년에 했다.

첫해에는 10경기에서 1승2패에 그쳤지만 2011년에는 28경기에서 16승4패(평균자책점 3.70)로 개인최다승을 기록하는 등 11시즌 동안 5차례 두자릿수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2011년에는 프레디 가르시아, 바톨로 콜론과 함께 마운드 트리오로 활약하며 뉴욕 양키스를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타이틀을 따내는데 일익을 담당했고 3시즌 전인 20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에는 3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11승12패(평균자잭점 4.72)를 기록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11시즌 동안 240경기 가운데 227경기를 선발로 나선것도 돋보이고 180이닝 이상 던진 것이 2시즌이나 되는 등 6시즌을 150이닝 이상 던졌다.

1347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5778타자를 상대하며 1463피안타 702실점(656자책점) 185피홈런을 맞았으나 탈삼진 963개을 솎아내는 동안 볼넷은 368개밖에 되지 않아 수준급 제구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의 73승45패(평균자책점 3.20)에 견주어 통산승수는 17승이나 더 많은 90승77패(평균자책점 4.38)다.

대부분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요원에서 불펜요원으로 바뀌고 난 뒤 KBO 리그에 입성한 것과는 다소 격에서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가 단축시즌으로 열려 4경기밖에 나서지 않아 1승1패였지만 평균자책점이 8.53에 이른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아예 단 한경기도 나서지 않았다.

또한 류현진은 왼쪽 어깨 관절경 수술로 2015년에 등판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까지 8시즌밖에 되지 않아 노바에 비해 3시즌이 적은데다 아직 메이저리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통산 승수만 가지고 노바가 우위라고 말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당연하겠지만 이들에 대해 구단뿐만 아니라 팬들도 기대 일색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낯설고 물설은 KBO 리그에서 성공을 해 '메이저리그 U턴'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지만 메이저리그의 경력만 믿고 KBO 리그를 만만하게 보다 중도 방출되거나 재계약조차 하지 못한 외국인선수들이 수두룩했다.

모두 KBO 리그에 데뷔할 때만해도 '팀 우승에 일조를 하고 싶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큰 소리를 쳤지만 실제로 성공한 외국인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푸이그와 노바가 한때 정상급 메이저리거다운 모습을 보여 주며 KBO 리그에 새 활력소가 작용할 수 있을지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