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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프로야구 FA 계약, 과연 과열인가? 아니면 정상일까?

2021-12-15 09:39

정상인가, 아니면 과열인가?

잠잠하던 KBO 리그 FA 시장이 14일 연거푸 박해민과 박건우가 원소속팀을 떠나 다른 팀과 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모양새다.

2022시즌 FA 자격 선수는 19명, 승인선수는 14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현재 공식적으로 3명만 계약을 했다.

박해민(왼쪽)이 4년 60억원에 LG와, 박건우가 6년 100억원으로 NC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2022시즌 FA 계약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모양새다.
박해민(왼쪽)이 4년 60억원에 LG와, 박건우가 6년 100억원으로 NC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2022시즌 FA 계약이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모양새다.
지난달 27일 포수 최재훈이 원소속팀인 한화와 5년 총액 54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3억원, 인센티브 5억원)에 첫 FA 계약을 한 뒤 한동안 잠잠하다 14일에 외야수 박해민이 LG와 4년 60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24억원, 인센티브 4억원), 그리고 박건우가 NC와 6년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으로 계약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삼성에서 LG로 옮긴 박해민이나 두산에서 NC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박건우는 모두 삼성과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자 팀의 핵심 주전들이다. 박해민은 육성선수로 입단해 국가대표를 거쳐 캡틴까지 지냈으며 박건우는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올려 놓은 일등공신이나 마찬가지다.

아마도 삼성은 박해민의 전격적인 LG행을 짐작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전 중견수 공백에 따른 후속조치로 외부 FA 영입보다 내부 자원 활용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정황을 보이는 것이 그 이유다.

삼성은 박해민의 공백을 올시즌 후반기 평발로 인한 족저근막염으로 고생을 한 외국인타자 호세 피렐라를 교체해야 한다는 일부 조심스런 의견에도 불구하고 외야수로 주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나성범은 아직 계약을 하지 않고 있으나 총액 130억원으로 KIA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사진 NC 다이노스]
나성범은 아직 계약을 하지 않고 있으나 총액 130억원으로 KIA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사진 NC 다이노스]
이와 달리 NC의 박건우 영입은 같은 외야수인 FA 나성범이 다른 팀으로 옮긴 것은 전제로 한 사전포석이란 분석이다. 나성범은 최대 130억원으로 KIA와 의견 접근을 이루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아직도 계약을 하지 않은 11명의 FA가 남아 있다. 여기에는 박해민 박건우에 못지 않은 거물급 FA도 당연히 있다. 외야수 김현수 김재환 손아섭 정훈에다 포수로 강민호 장성우, 내야수로 황재균 박병호, 그리고 투수로 백정현이 대형 FA들이다.

이 가운데 강민호는 3번째 FA이고 김현수 황재균 손아섭은 재자격이며 김재환 정훈 박병호 백정현은 처음으로 FA가 됐다. 특히 김재환 박병호는 대형거포이고 김현수는 정확도까지 갖추었다는 점에서 대형 FA 계약이 뒤이어 터질 수도 있다.

나성범에 못지 않은 거포 본능의 김재환도 FA 대박 계약이 예상된다.[사진 두산 베어스]
나성범에 못지 않은 거포 본능의 김재환도 FA 대박 계약이 예상된다.[사진 두산 베어스]
당연히 이런 선수들을 원소속팀에서 외면할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원소속팀이건 아니면 다른 팀이건 간에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계약조건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선수는 몸값으로 값어치를 따진다. 박해민이나 박건우가 정든 팀을 떠나 다른 팀으로 옮긴 것은 자신의 값어치를 더 알아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을 뿐이다. 즉 원소속팀과의 계약조건이 맞지 않았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팀으로 옮긴 것 뿐이다.

그리고 그 조건은 계약금이 됐던 연봉이 됐던 계약기간 동안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돈, 즉 보장금액 때문이다.

지금 일부에서는 FA 계약이 과열되었다고 한다. 이 말은 이미 계약을 마친 3명의 FA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뜻이다. 덩달아 아직 계약을 미루고 있는 FA들의 몸값도 높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예년과 달리 지난 2년동안 각 구단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평균 2~300억원 적자라고 한다. 잘 알려졌듯이 2019년 720만명이던 관중은 2020년 32만여명으로 뚝 떨어졌고 올해는 다소 회복돼 120만여명으로 늘어났지만 그래도 평소의 17% 수준에 불과하다.

각 구단들이 예산 절감에 목을 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구단들이 FA를 잡기 위해 몸값 이상의 돈을 쓴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대목이다.

그렇다고 해도 월급쟁이로 한푼도 쓰지 않고 평생을 모아도 만져보기 힘든 수십억원씩을 단 몇년만에 움켜 쥔다는 것을 정상으로 보기도 어렵다. 그들이 아무리 아무리 실력있고 인기있는 프로선수라고 하더라도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정상과 과열 사이에서 중심잡기가 쉽지 않은 FA 계약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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