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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2021 KBO 리그]⑨거액 움켜 쥔 FA들, 그들은 받은 만큼 활약을 했을까?

2021-12-13 09:29

올시즌 FA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오재일이 10월 30일 정규리그 1위 자리가 걸린 창원 NC전에서 5회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올시즌 FA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오재일이 10월 30일 정규리그 1위 자리가 걸린 창원 NC전에서 5회 결승 2점 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FA(Free Agent)는 선수들에게 거액을 움켜 쥘 수 있는 대박의 기회다. 또한 구단으로서도 거액을 지불하고서라도 팀에 부족한 자원을 보충함으로써 전력을 급상승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021년 KBO 리그 FA자격 선수는 모두 25명이었으나 9명은 FA 자격을 포기하고 실제로 시장에 나온 FA는 16명이었다. 처음으로 FA가 된 선수가 9명, 한차례 이상 FA를 경험한 선수가 7명이었다.

이 가운데 양현종(전 KIA)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국내 구단과 계약을 맺지 않음에 따라 실제 FA는 15명이었다. 이들 FA는 기대대로 10명이 20억원 이상의 대박 계약을 맺었다. 40억원 이상 계약을 맺은 선수들만도 5명이나 됐다.

허경민은 국내 FA 사상 최장인 4+3년 7년 계약으로 총액 85억원으로 원소속팀인 두산에 잔류했다.[사진 두산 베어스]
허경민은 국내 FA 사상 최장인 4+3년 7년 계약으로 총액 85억원으로 원소속팀인 두산에 잔류했다.[사진 두산 베어스]
최고 대박을 터뜨린 FA는 허경민이다. 국내 FA 사상 최장 계약인 4+3년, 7년 계약으로 총액 85억원, 이어 정수빈이 6년 계약에 총액 56억원으로 원소속 구단인 두산과 계약을 맺었다.

그 다음으로 오재일이 4년 50억원으로 두산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최형우가 3년 총액 49억원으로 원소속 구단인 KIA에 잔류했다. 또 최주환은 4년에 42억원으로 두산에서 SSG로 자리를 옮겼다.

이밖에 이용찬이 3+1년으로 최대 27억원으로 두산에서 NC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고 이대호(롯데) 2년 26억원, 김재호(두산) 3년 25억원, 이원석(삼성) 2+1년에 20억원, 차우찬(LG) 2년 20억원으로 모두 원소속 구단과 계약을 마쳤다.

이에 따라 실제로 FA가 돼 원소속 구단을 떠난 선수는 15명 가운데 오재일 최주환 이용찬 김상수로 단 4명 뿐이다. 김상수는 키움과 2+1년에 총액 15억5천만원으로 계약을 한 뒤 곧바로 SSG로 트레이드된 케이스다.

과연 이들이 받은 돈만큼의 활약을 했을까?

각 팀들마다 FA에 대한 평가는 틀리겠지만 외형상 기록만을 두고 볼때 성공적인 FA 첫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는 선수는 찾아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가장 성공적인 FA로는 오재일을 들 수 있다. 꼭 꼬집어 오재일 덕분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삼성이 2015년 이후 6년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개가를 이루는데는 오재일의 공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재일은 지난해 두산시절보다 타율(0.312→0.285)이나 안타수(147→119)는 줄었지만 홈런(16개→25개), 타점(89점→97점)은 더 많았다. 그리고 장타율 0.512, OPS(출루율+장타율) 0.878로 거포 부재의 삼성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특히 kt와 정규리그 동률 1위의 고빗길이 된 10월 30일 창원 NC전에서 역전 결승 2점홈런을 날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도 했다.

2년안에 팀을 우승시키고 은퇴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인 이대호(롯데)는 예년과 비슷한 성적을 냈지만 팀은 초반 부진끝에 허문회 감독이 중도 퇴진하고 래리 서튼 감독으로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으면서 8위에 머물러 빛이 바랬다.

KBO 리그 역대 FA 사상 처음으로 최장기 계약을 맺어 관심을 끌었던 허경민과 정수빈도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특히 정수빈은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으면서 40경기나 뛰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즌 막판 두산이 사상 처음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데 힘을 보태는 모습에서 내년에 여전한 활약을 기대케 해 주었다. 반면 타격보다는 유격수 수비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던 김재호도 55경기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팀 공헌도는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SSG가 센터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9년만에 외부 FA로 영입한 최주환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7년부터 두산의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아 두산왕국 건설에 일조를 했던 최주환은 홈런 수는 지난해 16개에서 18개로 2개로 늘어났으나 2012년 이후 최하 타율(0.256)에 그쳐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안과질환 등으로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은 최형우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연합뉴스]
안과질환 등으로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은 최형우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연합뉴스]


FA 가운데 최악은 최형우였다. 2020시즌 타격 1위(0.354)에 28개 홈런으로 KIA의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던 최형우는 안과 질환이 겹치면서 2013년부터 이어오던 8년 연속 3할 타율이 올해는 0.233으로 떨어졌고 홈런도 2008년 이후 14시즌 만에 가장 적은 12개에 그쳐 팀이 6위에서 9위로 미끌어지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한편 투수쪽에서는 이용찬은 시즌 시작 한달 반이 지난 5월 20일 NC와 계약을 맺은 뒤 선발에서 마무리로 변신해 39경기에서 1승3패 16세이브 3홀드를 올려 부상에서 벗어나 재기에 성공했으나 차우찬은 단 5경기에만 출전(2승1패)하면서 FA로서 전혀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22시즌에도 지난해에 비슷하게 FA 승인선수가 14명이다. 나성범(NC) 김재환 박건우(이상 두산) 김현수(LG) 손아섭(롯데) 등 거물급 외야수를 비롯해 박병호(키움) 강민호(삼성) 등 내외야에서 대어급들이 즐비하지만 2022시즌 FA는 포수인 최재훈이 원소속팀인 한화와 5년 총액 54억원에 계약을 맺었을 뿐 아직 다른 FA는 계약 소식이 없다.

과연 내년 시즌 FA인 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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