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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점에 운 ‘여신’ 차유람. 여왕의 자리는 언제 쯤..

2021-11-17 07:16

‘그 때 딱 한 번만 더 쳤더라면…’

차유람(사진)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었다. 머리카락한 올 차이로 빠진 공이 여러 개지만 그건 운 보다는 실력이었고 맞지 않을 공이 맞아 준 덕분에 PQ라운드를 통과했고 64강전도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사진=브릴리언트 빌리아드
사진=브릴리언트 빌리아드


차유람의 3쿠션 실력은 이제 상당 수준이다. 챔피언급은 아니지만 챔피언들을 압박하는 수준은 충분히 된다. 운만 따라준다면 챔피언을 노릴 수 있다.

지난 6월 블루원 LPBA챔피언십에서 스롱 피아비도 결정적일 때 후르크가 터져 정상까지 갔다. PQ라운드등 서바이벌전 3게임도 2위 턱걸이로 통과했다.

차유람은 이번 '휴온스 챔피언십'도 PQ라운드부터 시작했다. 개인사로 대회에 불참한데다 성적이 좋지 않아 32위에 들지 못했다.

챔피언십 3회 우승의 임정숙과 붙는 게 찜찜했지만 2위는 할 수 있었고 임정숙을 제치고 결국 64강에 올랐다.

줄곧 2위였다. 박은경에겐 조금씩 밀렸지만 임정숙과 호프만은 대부분 뒤에 뒀다. 임정숙이 치고 올라 와 동점을 이룬 17이닝이 약간 불안했으나 행운성 공이 들어가 다시 우위에 섰다.

2위 22명중 5위로 64강전에 나섰다. 전반을 3위로 끝냈다. 김민아가 71점으로1위, 히가시우치가 55점으로2위, 그리고 차유람은 47점이었다.

연타면 뒤집을 수 있는 거리였다. 16이닝쯤 에서 후르크가 들어갔다. 쫑이 나서 안 맞을 공인데 돌고 돌다가 내공과 목적구가 만난 덕분이었다.

그리고 18이닝 결정적인 후르크가 터졌다.

치려고 하는 공이 벽에 거의 붙어있었다. 넣어치기는어렵고 걸어치기도 만만찮았다. 어쨌든 조금 세게 쳐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했더니 제1목적구가 제2목적구를 때렸다.

치는 순간 아닌 줄 알았다. 차유람은 치자마자 돌아서 자리로 들어갔다. 그런데 우당탕탕 하더니 한참 떨어져 있던 내공이 쫑 나서 떠돌고 있던 목적구와 반대쪽에서 슬쩍 부딪쳤다.


득점이었다. 그것도 한 개 짜리가 아니라 2개 짜리 뱅크샷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손쉬운 배치. 한 점 더 치고 또 한 점 더 치고 또 또 한 점을 더 쳤다.

다음 공도 나쁘지 않았다. 두 공 모두 넣어치기가 가능했으나 선택과 두께 조절의 문제가 있었다.

그 한 타만 더 들어갔으면 공동 1위였고 32강이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쳤어야 했는데 실력을 탓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이런 5점. ‘후르크 뒤에 장타’로 분위기를 잡았지만 62-62, 동점이었다. 시간은 끝나가고 있었다. 30여초를 남기고 기회가 왔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히가시우치가 2위였다. 제 1 하이런은 5점으로같았으나 제 2하이런에서 한 점 졌다.

운도 실력이고 운이 따라줘도 실력이 없으면 운을 잡을 수 없는 법. 차유람은 또 그렇게 여왕 도전의 길을 놓쳤다.

차유람은 아직 우승 경력이 없다. 김가영과 포켓볼부터 라이벌이지만 미치지 못한다.

김가영은 포켓볼 세계선수권자이면서 3쿠션정상까지 점령했다. 그래서 여제다.

하지만 차유람은 세계선수권자가 아니다. 결혼등으로 4년을 쉬다가 3쿠션으로 돌아온 지 2년여지만 아직도 정상 근처엔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늘 ‘여신’이다. 타이틀이 없어서 여왕은 아니다.

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고 정확해지고 있다. 톱5의 기량은 아니지만 많이 다가갔다. 같은 64강 탈락이라도 내용이 다르다.

팀리그에 출전하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는 차유람이다. 오늘은 한 타 때문에 물러섰지만 내일 쯤엔 정상을 바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당구 재능이 있고 늘 노력하고 연구하는 게 보인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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