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은 kt가 기선을 잡았다. 큰 경기일수록 집중력을 발휘하는 윌리엄 쿠에바스 덕분이었다. 두산의 미래 에이스 곽빈도 이에 못지 않았다. 5회까지 1-1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6회부터 나선 이영하가 실책이 포함된 3안타(홈런 포함)를 맞으면서 3실점(1자책점)으로 무너졌다.
![한국시리즈 2차전 kt 선발 소형준[사진 kt 위즈]](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111508371907198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지난해 두산전에서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했고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전에서는 선발과 불펜으로 한차례씩 나와 9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올시즌 정규리그때도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00이다. 가히 극강의 모습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프로 4년차인 최원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자리 승리로 성큼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동안 kt전에는 2019년 불펜으로 3차례, 지난해 불펜 3차례, 선발 2차례에 나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올해 선발 2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선발 최원준[사진 두산 베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111508383500743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아마도 두 팀 모두 소형준과 최원준이 최대한으로 버텨 주기를 바라겠지만 완투까지는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불펜싸움으로 넘어간다.
결국 이번 한국시리즈는 마무리가 아닌 필승조에서 불펜 빅뱅이 될 '고영표-이영하'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2년간의 사회복무요원을 마치고 복귀한 고영표는 한국시리즈에서 특별 불펜 임무를 부여 받았다.[사진 kt 위즈]](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111508395400878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고영표는 시즌 최종전인 지난달 30일 인천 SSG전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불펜으로 나섰다. 물론 반드시 승리를 해야 삼성과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을 하는 중요한 경기였지만 5회까지 이미 8-2로 앞서 굳이 고영표가 나서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고영표가 6회말에 선발 소형준에 이어 6회말에 첫번째 불펜으로 등판해 3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홀드를 챙기고 9회에 마무리 김재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018년 10월2일 잠실 LG전 이후 1124일 만의 불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이다.
이는 kt 이강철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고영표를 불펜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드러낸 투수 기용이다. 당연히 고영표에게 이런 의도를 사전에 설명했을 것이란 것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고영표가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불펜 시험 가동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이영하의 불펜 활용은 올시즌 두산의 최고 성공작인 투수 기용이라고 할 만하다.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차근차근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기까지 이영하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특급 불펜으로 이영하의 활약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사진 두산 베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11150846520717218e70538d222011839210.jpg&nmt=19)
올해도 8월까지 11경기에서 줄곧 선발로 나섰으나 1승5패로 부진했다. 그러다가 9월에 들면서 본격적으로 마무리는 김강률에게 맡기고 필승조 불펜으로 임무를 고정하면서 후반기 두산의 상승세에 일조를 하며 제 자리를 찾았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오는데 이영하의 공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이영하는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LG와의 준플레이오프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전을 거치며 모두 5경기에 나서 3승1홀드를 올렸다.
특히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는 2회에 선발 김민규의 마운드를 이어받아 4이닝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불펜으로 선발급 역할을 하는가 하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도 3회에 2번째 불펜투수로 나서 3⅔이닝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며 승리를 따내는 수훈을 세웠다.
kt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 곽빈의 뒤를 이어 6회에 첫번째 불펜으로 나서 7회 배정대에게 결승홈런을 맞은 뒤 내야 실책이 겹치면서 3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이영하는 여전히 두산의 가장 믿을 수 있는 필승조다. 두산의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영하의 역할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이영하는 토종 에이스 자리를 마다하고 두산의 특급 불펜이 됐고 고영표는 토종 에이스에서 한국시리즈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한 특별 불펜인 셈이다.
앞으로 한국시리즈가 몇 경기가 더 이어지고 고영표와 이영하의 불펜 맞대결이 성사될 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두 투수의 불펜 역할에 따라 한국시리즈 패권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에는 틀림없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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