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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두산-LG 준플레이오프전 2년 연속 막 올랐다…2000년 이후 포스트시즌 3연패, LG의 한 서린 뒤집기 가능할까?

2021-11-03 09:44

피할 수 없는 라이벌끼리 또 만났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마주쳤다. 하지만 똑같은 팀에 변함없는 라이벌이지만 지난해와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맞붙게 된 두산의 김태형감독(왼쪽)과 LG의 류지현 감독.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수석코치에서 올해는 사령탑으로 첫 포스트시즌에서 '잠실 라이벌'과 맞붙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맞붙게 된 두산의 김태형감독(왼쪽)과 LG의 류지현 감독. 류지현 감독은 지난해 수석코치에서 올해는 사령탑으로 첫 포스트시즌에서 '잠실 라이벌'과 맞붙게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을 2승1패로 누른 두산과 정규리그 3위 LG가 벌이는 2021 KBO 리그 포스트시즌 두번째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전이 4일 오후 6시 잠실 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전2선승제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전은 전형적인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공산이 짙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타격감을 최대로 끌어 올렸다. 1차전에서 박건우 김재환 양석환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11타수 1안타 2타점(1홈런)에 그쳤으나 2차전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상하위 관계없이 골고루 20안타를 터뜨렸다. 특히 양석환이 3안타 4타점으로 클러치 역할을 확실히 해 주었고 테이블세터인 정수빈과 호세 페르난데스도 3안타씩을 날렸다.

두산 타선의 핵을 이루는 김재환(왼쪽)과 양석환[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 타선의 핵을 이루는 김재환(왼쪽)과 양석환[사진 두산 베어스]
타격과는 반대로 두산의 마운드는 확실한 보증수표가 없다. 올시즌 KBO 리그 역대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며 평균자책점 1위까지 꿰찬 아리엘 미란다의 부재가 가장 가슴 아프다. 지금 남은 선발 요원으로는 1차전 선발로 예고된 최원준 정도다. 여기에 불펜도 확실한 믿음을 주기에는 다소 미흡해 보인다.

반면 LG는 1차전에 나설 앤드류 수아레즈와 언제나 꾸준한 케이시 켈리 등 외국인투수가 건재하다. 여기에 이민호 배재준 임찬규 등 선발 요원들도 쟁쟁하고 이정용 정우영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믿음을 준다. 다만 한방에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외국인타자의 부재가 아쉽다.

특히나 내야수비의 핵인 유격수 오지환이 어깨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LG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있게 지켜볼만하다.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내야 수비의 조그마한 실책이 곧바로 결정적 패착으로 연결되는 사례는 바로 키움-두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실증된바 있다.

LG 마운드의 두 축인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왼쪽)과 앤드류 수아레즈[
LG 마운드의 두 축인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왼쪽)과 앤드류 수아레즈[
체적인 무게의 추는 마운드에서 압도적 강세를 보이는 LG쪽으로 다소 기울기는 하지만 두 팀이 만나면 언제나 끈끈한 승부를 벌이는 데다 역대 성적이나 가을야구에서 두산이 강했던 점을 감안하면 승패는 미지수다.

두산과 LG가 포스트시즌에서 '덕아웃 시리즈'를 벌이는 것은 올해가 6번째다. 지금까지 3번을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만났고 2번을 플레이오프전에서 만났다. 1993년과 1998년 준플레이오프전에서는 LG가 이겼다. 2000년과 2013년 플레이오프전에서는 두산이 이겨 2승2패였으나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다시 만나 두산이 2연승하면서 통산 성적에서는 두산이 3승2패로 앞선다.

포스트시즌 전적에서 보듯 두산과 LG는 정규리그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도 2000년을 기점으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즉 2000년 전까지는 LG가 전체적으로 두산에 앞섰지만 이후부터는 두산이 LG를 압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200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21시즌을 보내면서 LG가 승률에서 두산에 앞선 것은 2002년~2003년과 2014년 단 세차례 뿐이었다. 최근을 보면 2015년에는 8승8패로 균형을 이루었으나 2016년부터 2020시즌까지 5시즌 연속으로 두산이 LG를 앞섰다. 2018년에는 LG가 시즌 최종전에서 간신히 승리해 1승(15패)을 했을 뿐이고 2019년에는 6승10패, 2020에는 6승9패(1무)였다. 따라서 두 팀간의 역대 성적에서도 두산이 370승317패18무(승률 0.539)로 승패차가 +53에 이른다. 그만큼 LG는 두산에 약했다.

이렇게 LG가 전체 승패에서 뒤지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은 언제나 백중세였다. 다만 두산은 뒷심에서 강했다.

올 정규리그도 이와 비슷햇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3강으로 선두까지 넘보는 싸움을 했지만 두산은 5월부터 중위권으로 미끌어져 한때는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어려울 정도였다. 덩달아 전반기까지만해도 LG가 두산에 5승3패로 앞섰다. 하지만 9월 중순 더블헤더를 포함한 3연전에서 두산이 2승1무로 단숨에 균형을 맞추었고 결국 뒷심에서 밀린 LG가 6승7패3무로 6시즌 연속 열세로 마감하고 말았다.

특히나 두산이 김태형 감독 체제로 출범한 지난 6년 동안은 그야말로 LG에게는 악몽의 시간이나 마찬가지였다. 두산이 6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세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동안 LG는 세 차례 가을야구에 나섰으나 한국시리즈 진출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은 다소 다른 냄새를 풍긴다.

우선 LG는 류지현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뀌었다. 그리고 정규리그에서 2013년 2위 이후 가장 8년만에 가장 좋은 3위에 올랐다. 그것도 시즌 최종전까지 1위까지 넘보던 상태였다.

또 지난해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맞붙을 때는 4위를 해 키움과 와일드카드전을 거친 뒤에 두산에 도전을 하는 처지였지만 올해는 오히려 도전을 받는 위치다.

'곰 울렁증'을 한꺼번에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서겠다는 LG와 'LG에는 자신있다'는 두산,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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