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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KBO 통산 4번째 트리플크라운 투수 등극을 눈앞에 둔 아리엘 미란다…철저한 관리 덕분? or KBO 리그의 전력 하락때문?

2021-10-07 10:01

철저한 관리가 덕분일까? 아니면 KBO 리그의 전력 하락때문일까?

환호하는 미란다[사진 연합뉴스]
환호하는 미란다[사진 연합뉴스]
두산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이 가시권이다. 정규시즌 MVP로 경쟁상대가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럴만하다.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40년 KBO 리그 역사에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 나왔지만 선수로는 선동열(전 해태, 현 KIA), 류현진(전 한화, 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윤석민(전 KIA)으로 단 세 명뿐이다.

선동열이 1986년과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 연속 트리플크라운에 올라 모두 네 차례나 되고 2006년 류현진에 이어 2011년 윤석민은 트리플크라운에 더해 승률까지 1위에 올라 투수 4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모두 KBO 리그 투수 레전드들이다. 하지만 외국인선수들이 KBO 리그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1998년 시즌부터 지금까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외국인투수는 없었다.

따라서 미란다가 올해 트리플크라운의 위업을 이루면 단숨에 레전드급이 될 수 있다. 아니 이미 레전드급으로 격상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덩달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도 거의 경쟁자없이 손안에 쥘 수 있다. 투수 트리플크라운에 오른 뒤 정규시즌 MVP에 오르지 못한 경우는 1991년 선동열, 단 한차례 뿐이다. 이때 MVP는 35개 홈런을 날리며 연습생 신화의 정점을 찍은 장종훈(전 한화)이었다.

미란다는 7일 현재 평균자책점(2.33), 탈삼진(194개)에서 단독 1위다. 평균자책점은 2위인 백정현(삼성·2.60)보다 0.27이 낮고 탈삼진은 2위인 라이언 카펜터(한화·158개)보다 무려 36개나 많다. 다승은 드류 루친스키(NC), 에릭 요키시(키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의 14승에 1승이 모자란다.

하지만 현재 미란다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다승 공동 선두 합류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미란다가 2011년 윤석민 이후 10년만에 투수 트리플크라운이 가시권에 두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미란다가 2011년 윤석민 이후 10년만에 투수 트리플크라운이 가시권에 두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올시즌 미란다의 KBO 리그는 성공 신화나 다름없다.

대표적으로 9월 1일 잠실 KIA전에서는 '1피안타 완봉승'을 들 수 있다. 9회 초 2사 후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아 KBO 리그 통산 15번째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아깝게 놓쳤지만 1피안타 완봉승은 2015년 6월 4일 잠실 두산전의 양현종(당시 KIA) 이후 6년 여 만으로 KBO 리그 통산 역대 44번째였다. 9회 2사 뒤 안타를 맞아 노히트노런을 놓친 경우는 1993년 조계현(해태), 2008년 이범석(KIA), 2010년 김광현(SK)에 이어 네 번째였다.


또 8월 20일 한화전부터 26일 NC전, 9월 1일 KIA전에 이르기까지 3경기 연속 7이닝 이상 무실점, 8월 14일 키움전 5회부터 25이닝 연속 무실점에다 5월 26일부터 직전 10월 1일 LG전까지는 16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동안 112이닝을 던져 게임당 평균 7이닝을 던지면서 9승2패, 평균자책점은 1.85에 불과했다.

기존의 외국인투수들인 루친스키와 뷰캐넌 뿐만 아니라 지난해 좋은 성적으로 100만달러 이상을 받고 KBO 리그에 눌러 앉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이상 kt), 케이시 켈리(LG), 댄 스트레일리(롯데)를 넘어섰다. 여기에 올해 외국인 입단 첫해 상한액인 100만 달러를 채운 워커 로켓(두산), 윌머 폰트(SSG)는 아예 비교조차 안된다.

그야말로 KBO 리그의 연착륙을 넘어 압도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섭쓸함을 지우기는 어렵다.

바로 지난해 미란다가 활약했던 대만 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에서 세운 성적보다 올해 KBO 리그에서 세운 기록이 월등하게 더 좋기 때문이다. 미란다는 지난해 대만에서 시즌 25경기 156⅓이닝, 10승8패, 평균자책점 3.80에 그쳤다. 에이스급이었지만 최고라고 평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미란다는 월봉 계약이 보편화된 대만 프로야구에서 연봉 계약에 풀 개런티 계약을 맺은 투수에다 '대만에서 뛸 투수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고 하지만 대만의 10승 투수가 KBO 리그에서 성큼 레전드급 최고 투수 대열에 들어섰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미란다가 이처럼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울 수 있는데는 여러가지 연유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선은 기대심리다. KBO 리그에서 성공해 다시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더욱 미란다를 심리적으로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대만 프로야구보다 KBO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것이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할 수 있는 길이 빠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투수 친화 구장인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두산의 탄탄한 내외야 수비와 철저한 관리도 한몫을 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계약금 15만달러, 연봉 55만달러, 인센티브 10만달러를 합해 총 80만달러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미란다의 신화가 KBO 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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