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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니아포커스]'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롯데 첫 4연승으로 가을야구 진출 싸움에 최대 변수로 떠올라

2021-10-04 09:54

두산이 좀 잠잠해지는 듯 하자 이번에는 롯데가 …

요즘 부산 사직 구장은 응원 열기가 넘친다. 롯데가 올시즌 첫 4연승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막판 스퍼트에 구도 부산이 떠들썩하다. 10월 3일 사직 NC전의 롯데 응원 모습[사진 롯데 자이언츠]
요즘 부산 사직 구장은 응원 열기가 넘친다. 롯데가 올시즌 첫 4연승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막판 스퍼트에 구도 부산이 떠들썩하다. 10월 3일 사직 NC전의 롯데 응원 모습[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10월을 산뜻하게 시작하며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시즌 초반 한때 바닥까지 내려갔던 롯데는 65게임째인 6월 23일 사직 NC전에서 13-7로 승리하며 8위에 오른 뒤 124게임을 치른 지금까지 겉으로 보기엔 요지부동이다. 96게임(실제로는 6월 27일 잠실 두산전 서스펜디드 게임이 있어 97게임째)째인 9월 4일 NC전에서 승리해 공동 7위를 한 적이 있지만 이날 단 하루뿐이었다.

이런 롯데가 3일 사직 NC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4의 열세를 뒤집고 6~8회까지 3이닝 동안 10득점하는 뒷심으로 11-7로 역전승을 하며 시즌 처음으로 4연승했다. 이날 기록한 13안타 가운데 3이닝에 8개의 안타와 볼넷 5개(고의볼넷 2개 포함)를 집중한 덕분이었다.

승리한 롯데 선수단 모습
승리한 롯데 선수단 모습
롯데의 4연승은 9월 30일 선두 kt전부터 시작됐다. 무엇보다 더블헤더를 포함한 kt와의 3연전을 스윕승으로 장식한 것이 컸다.

30일에는 초반부터 타선이 폭발하며 14안타를 집중해 8-4로 이긴 뒤 1일 더블헤더는 박세웅과 이인복을 내세워 팽팽한 투수전을 벌인 끝에 2게임 연속 1점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소위 낙동강 시리즈로 부르는 NC와의 2연전서도 1승1무로 마무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전 10게임에 3승6패1무승부에서 4승1무의 엄청난 반전을 이루며 5위 키움에 3게임차로 다가서 고춧가루 부대에서 한순간에 중위권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롯데의 달라진 모습은 투타의 조화라는 말 이외에 다른 말로는 표현하기가 어렵다.

롯데 선발 마운드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박세웅과 스트레일리
롯데 선발 마운드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박세웅과 스트레일리
우선은 선발 마운드의 안정이다.

한때 에이스 역할을 하던 댄 스트레일리가 후반기들어 4연패를 당하면서 올시즌 10개 구단 선발투수 가운데 한화의 라이언 카펜터와 장시환과 함께 11패 수모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후 연승으로 심기일전했다.

박세웅은 도쿄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부터 오히려 더 원숙해 진 기량을 과시하며 5승1패로 확실한 토종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었다. 여기에 지난해 대졸신인으로 입단한 2년차 이인복이 선발 4게임에서 2승을 올린 것은 그야말로 천군만마의 힘이 됐다.

선발의 안정과 더불어 불펜진의 안정은 롯데의 뒷심 발휘에 든든한 원군이 됐다.


든든한 뒷심을 받쳐 준 불펜의 최준용과 김원중(오른쪽)
든든한 뒷심을 받쳐 준 불펜의 최준용과 김원중(오른쪽)
중간 불펜으로 나서 전반기에 34게임에서 2승4패7홀드였던 구승민이 후반기 20게임에서 4승무패7홀드로 평균자책점 1.45, 최준용은 8월 11일 NC전부터 21게임째 무실점 행진을 이어 오고 있다. 그야말로 대체 불가 구원투수다.

외국인투수인 앤더슨 프랑코의 불펜으로의 보직 변경도 최근 투수력 안정의 한 요인이 됐다. 프랑코는 9월 15일 KIA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며 9승째를 올렸으나 이후 연속 2게임인 21일 삼성전 4이닝 6실점, 26일 키움전 3⅓이닝 7실점으로 연패를 당하자 30일 kt전부터는 과감하게 불펜으로 전환했다.

프랑코는 첫 불펜 등판에서 1이닝에 3실점해 불안감을 안겨주기도 했으나 이후 2게임에서 1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 김원중의 호투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올시즌 53게임에 나와 다섯차례 블론세이브를 하기도 했지만 3승4패30세이브로 롯데 구단 사상 5번째 30세이브를 넘어선 투수가 됐다. 특히 김원중은 올시즌 더블헤더에서 두차례 연속 세이브(프로통산 38번째와 39번째)를 올리면서 롯데 승리의 수호신으로 깊은 믿음을 주고 있다.

개인통산 2000안타에 13년 연속 100안타의 이대호
개인통산 2000안타에 13년 연속 100안타의 이대호
이러한 든든한 마운드는 타선의 도화선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캡틴 전준우 이대호 손아섭에 한동희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초호화타선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대호는 1일 kt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 개인통산 2000안타에 13년 연속 100안타의 대기록을 수립했고 전준우는 9월 이후 118타수 49안타(타율 0.415) 26타점 20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렀다. 특히 전준우는 9월 막바지 9게임서 24개의 안타를 몰아쳐 '언빌리블 타격'의 초인적인 능력도 보여 주며 4년 연속 150안타를 기록하며 강백호(kt)를 넘어 최다안타 1위(158개)에 올라 2018년 이후 3년만에 최다안타 타이틀도 가능해졌다.

9월 막바지 9게임에서 무려 24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4년 연속 150안타를 넘어선 전준우
9월 막바지 9게임에서 무려 24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4년 연속 150안타를 넘어선 전준우
10월 1일 kt와의 더블헤더에서 연거푸 결승타를 날려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안겨준 한동희도 96타수 36안타(타율 0.367) 4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여기에 3일 NC전에서는 딕슨 마차도가 4타점, 안중열이 3타점으로 결승타를 날렸다. 4연승(1무 포함)을 하는 동안 173타수 56안타(타율 0.324)로 올시즌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팀타율(0.276)보다 무려 4푼8리나 높다.

롯데는 이제 시즌 종료까지 20게임을 남겨 놓았다. 이미 NC(7승7패2무), kt(9승7패), 키움(8승8패), 삼성(8승8패)과는 시즌 전 경기를 모두 마쳤다. 남은 경기는 두산과 지난 6월 27일 7회초까지 3-2로 앞서다 우천으로 인해 일시정지가 된 경기까지 포함해 3게임(8승4패1무), LG와 6게임(3승7패), KIA와 4게임(5승6패1무), SSG와 4게임(4승7패1무), 한화와 3게임(5승8패)이다.

상대전적에서 열세인 팀들과의 경기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이 다소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롯데도 최근 4연승을 하면서 상대전적에서 뒤져 있던 NC와는 동률을 만들었고 선두 kt에는 2승을 앞서기도 했다. 지금 추세라면 어느 팀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더구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순위 경쟁을 해야 할 중위권 3개 팀인 키움(4승3패3무), NC(3승5패2무), SSG(3승4패3무)가 최근 10게임에서 승수 보태기에 주춤한 것도 롯데로서는 호재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마치 올시즌 롯데를 두고 하는 말 처럼 들린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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