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 투수 강화와 뎁스 강화가 그것이었다.
그래서 다르빗슈 유, 블랙 스넬, 조 머스그로브 등 특급 투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그리고 김하성에게 4+1년 연봉 보장 700만 달러의 거금을 투자했다.
김하성이 유틸리티맨으로서의 활약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판단은 틀렸다.
적어도 시즌 개막 후 4개월 반이 지난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다.
김하성에 관한 한 앞으로도 극적인 대반전이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
샌디에이고의 행보가 이를 반증한다.
샌디에이고는 2루수 아담 프레이저를 영입했다.
김하성으로는 부족함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수비는 메이저급임을 증명했지만, 타격이 문제였다.
그가 0.208의 타율로도 메이저리그에 남아 있는 것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 덕분이다.
문제는 내년 시즌이다.
샌디에이고가 대대적인 개편을 하지 않는 한 김하성은 벤치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놓아줄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설사, 트레이드한다 해도 3년 동안 보장 연봉 700만 달러를 부담하겠다고 나설 팀도 그리 마땅하지 않다. 김하성의 실체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올 시즌 김하성이 진짜 김하성은 아닐 수 있다.
처음 겪어보는 유틸리티맨 생활에 타격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전으로 매 경기 나서면 KBO에서 처럼 맹타를 휘두를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는 메이저리그다.
어떤 상황에서건 결과물을 생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하성은 지금의 상황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주위 환경을 탓할 수 없다. 적응 운운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추신수와 최지만 등 대부분의 선수들도 처음에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들은 놓치지 않았다.
기호를 놓친 선수들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길은 단 하나다.
타격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시즌이 끝나면, 샌디에이고는 냉정하게 평가할 것이다.
그렇다고 샌디에이고가 당장 김하성을 어떻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떡하든 김하성으로부터 본전을 뽑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공격적인 샌디에이고 프런트의 성향을 볼 때, 내년 시즌을 앞두고 또 다시 폭풍영입전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들이 줄줄이 자유 계약 시장에 나온다.
김하성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샌디에이고가 딴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김하성이 남은 시즌 잘 하는 수밖에 없다.
계약 기간 많이 남아 있다고 여유 부리다가는 하루 아침에 퇴출되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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