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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유익한 영어 스포츠 관용구 ⓽] 모리뉴가 유로2020에서 무득점 부진 케인에 '뒷담화' 하지 않는 이유는? ‘Monday morning quarterback’

2021-06-23 10:08

조제 모리뉴
조제 모리뉴
조제 모리뉴 AS 로마 감독은 이른바 '뒷담화'의 '달인'이다.

경기에서 지고 나면, 꼭 선수들을 탓한다. 자기 팀 소속 뿐 아니라 상대 팀 선수들도 거침 없이 비판한다.

토트넘 감독 시절에도 자기 팀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자주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 모리뉴 감독도 토트넘 선수 중 딱 2명에 대해서 만큼은 절대 '뒷담화'를 하지 않았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플레이를 군 말 없이 잘 따라줬기 때문이다. 자신이 구상한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로 팀의 득점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반면, 가레스 베일이나 델레 알리가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하면 용서하지 않았다.

선수를 편애한다는 역풍을 맞은 이유다.

결국. 그는 선수들과의 불화와 성적 부진으로 전격 경질됐다.

모리뉴 감독은 현재 더 선 등 영국 매체의 유로 2020 객원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인 케인이 3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고전하자 여기저기서 그에 대한 '뒷담화'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모리뉴 감독이 '애제자' 케인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케인의 부진에 대해 "이해할만하다"고 감쌌다.

모리뉴 감독은 "케인은 토트넘에서 공간을 이용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상대 수비수를 떨어뜨려 공간을 확보하는 연습 말이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그런 훈련을 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자신은 케인에 대해 결코 '뒷담화'를 하지 않은 것이다.

아마도, 모리뉴는 케인을 향해 '뒷담화'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Stop Monday morning quarterbacking"이라고 말이다.

직역하면, "월요일 아침 쿼터백 노릇 좀 그만하라"이다.

이게 '뒷담화'하고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이 관용구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미국인의, 미국인에 의한, 미국인을 위한 스포츠는 단연 미식축구다.

미국인들은 축구를 ‘soccer’라고 부른다. 미식축구(football)와 구별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미식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자부심이 대단한 만큼 미식축구에 대한 사랑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5대 스포츠 중 미식축구가 가장 인기가 높다.

미식축구는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운동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주일에 한 번만 경기를 하도록 되어 있다.

매년 9월부터 시즌이 시작되는 미식축구 경기는 고등학교의 경우 매주 금요일 저녁에 열리고, 대학교 경기는 매주 토요일에 벌어진다. 일요일에는 프로 경기가 열린다.

미국의 주말이 사실상 온통 미식축구로 들썩인다.

월요일 아침이 되면, 미국인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직장이든 어디서든 직전 주말에 열린 미식축구 경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나온 관용구가 ‘Monday morning quarterback’이다.

쿼터백은 미식축구 경기의 꽃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선수다. 공격 시 볼을 같은 팀 러닝백에게 건네줘 상대 수비진을 육탄으로 돌파하게 하거나, 달리는 와이드리시버에게 공을 던지기도 한다. 치밀한 작전을 수행하는 군대의 ‘소대장’격이다. 사실상 쿼터백의 능력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그래서, 미식축구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도 쿼터백이다.

‘Monday morning quarterback’이란, 경기가 다 끝난 다음 이러쿵저러쿵 비판을 늘어놓는 사람을 말한다. ‘뒷담화’인 셈이다.

처음에는 미식축구와 관련해 이런 표현을 썼으나, 지금은 다른 종목 또는 비즈니스와 일상 생활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우리는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한다. 미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그때 이렇게 말해 보라. “Stop being a Monday morning quarterback.” 머쓱해할 것이다.

참고로, '뒷담화하다'의 다른 표현으로 'talk behind one's back'과 'run somebody down', 슬랭으로 'slag somebody off' 등이 있다.

예문은 다음과 같다.

He was caught talking behind my back (걔 내 뒷담화하다 걸렸어).

He always runs somebody down (걘 항상 남을 험담해).

I threw a party last night, and you know what happened? John got drunk and started slagging off off the boss (어젯밤 파티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면 말이야. 존이 취해서 상사를 헐뜯기 시작하는 거야).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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