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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KBO 리그 최초 1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날린 최정은 완전히 제 자리 찾았다, 그런데 박병호는?

2021-05-20 09:46

지난 11일 사직 롯데전 8회 무사 1, 2루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는 최정[연합뉴스]
지난 11일 사직 롯데전 8회 무사 1, 2루에서 역전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는 최정[연합뉴스]
최정(SSG 랜더스)과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는 KBO 리그의 대표적인 홈런타자다. 연간 30개 이상 홈런은 너끈하게 날릴 수 있다. 홈런뿐만이 아니다. 거의 3할대에 육박하는 정확한 타격 컨택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시즌 초반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었다. 극심한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명성에 걸맞지 않게 맨 밑바닥에서 헤맸다.

중반을 넘어서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팀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던 최정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체면치레를 할 정도로 반등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반대였다. 팀의 중심타자인 박병호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지만 키움은 상위권을 맴돌았고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했다. 그럼에도 박병호는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올시즌은 다르다. 잠시 주춤한 듯 하던 최정은 순식간에 제자리를 찾았으나 박병호는 이제 간신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최정도 2021시즌 시작은 그다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달 4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홈런 2개 등 5게임만에 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초반 SSG의 상승세를 이끌었으나 10게임이 넘어선 뒤 이후 11게임에서 37타수 5안타 타율 0.135에 그치며 한때 시즌 타율이 0.204까지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초반처럼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낳았다.

그러나 최정은 보란 듯 반등했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키움과의 3연전에서 11타수 5안타(1홈런)로 제자리를 찾은 최정은 5월들면서 방망이가 더 매서워졌다. 5월 13게임에서 49타수 19안타(5홈런) 타율 0.388에 15타점이나 된다. 4월 23게임에서 74타수 19안타(5홈런) 타율 0.257에 타점 12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덩달아 시즌 타율도 어느새 123타수 38안타 27타점으로 3할대 타율(0.309)로 올라섰다.

최정이 18일 광주 KIA전에서 KBO  리그 사상 처음으로 1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날린 최정이 손가락 하트표시로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정이 18일 광주 KIA전에서 KBO 리그 사상 처음으로 1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날린 최정이 손가락 하트표시로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특히 최정은 18일 광주 KIA전에서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지즌 10호 좌월홈런을 날려 16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장종훈(1988~2002), 양준혁(1993~2007)의 15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넘어서는 KBO 리그 최초의 대기록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50게임째 10호 홈런을 기록한 것에 견주면 올해는 14게임이나 뻐르다. 국내 타자로는 나성범(NC)과 함께 공동 1위이며 외국인타자로 공동 1위인 애런 알테어(NC)와 호세 피렐라(삼성)의 12개에 2개 뒤졌을 뿐이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 33개의 홈런을 넘어 40개 이상의 홈런도 가능하다. 2017년 이후 4년만의 홈런왕 타이틀을 기대해 볼만하다.

1년여 이상의 긴 슬럼프에서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키움의 박병호가 타격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신 집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1년여 이상의 긴 슬럼프에서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키움의 박병호가 타격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신 집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러한 최정에 견주어 박병호는 이제사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2005년 LG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11년 넥센(현 키움)으로 옮기면서 홈런타자로 명성을 떨친 박병호는 묘하게 미국에서 2년(2016~2017)을 보내고 KBO 리그에 복귀한 뒤부터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홈런숫자도 줄었고 타율도 떨어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한때는 1할8푼대까지 타율이 떨어지고 삼진은 제일 많이 많았다. 홈런은 21개를 날렸지만 시즌내내 2할대 초반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93게임에서 309타수 69안타 타율 0.223. 아마도 박병호라는 이름값이 없었다면 아예 1군에 남아 있기 조차 어려운 성적이었다. 그만큼 그의 명성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박병호의 이러한 부진은 올시즌에도 이어졌다. 4월에는 2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홈런도 4개에 그쳤다. 4월26일에는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보름이 지난 5월 11일에 복귀했다.

박병호가 최근 4게임에서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어 긴 슬럼프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호가 최근 4게임에서 조금씩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어 긴 슬럼프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지난 15일 한화 2연전과 삼성 2연전을 거치면서 조금씩 타격감을 서서히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4게임에서 17타수 5안타(타율 0.294) 1홈런이다. 무서운 타격을 앞세워 4연승의 기세를 올린 상승세와 더불어 박병호의 타격도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병호의 타격 부진이 과연 끝을 향해 가고 있을지는 아직은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거의 1년 이상 부진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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