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포커스]삼성의 승리 공식을 만들어 가는 '우규민 8회, 오승환 9회', '그대들이 있기에 삼성 팬들은 행복하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5130937060800618e70538d222011644204.jpg&nmt=19)
삼성이 12일 수원 kt전에서 7-5로 이기며 전날 재역전패를 설욕하며 20승(13패)에 선착했다. 2015년 20승(10패)로 가장 먼저 20승에 오른 뒤 무려 6년만이다.
이날 삼성은 20승 선착과 함께 세 가지 뜻깊은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바로 박해민의 8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 달성(KBO 리그 통산 24번째)과 우규민의 600게임 출장(역대 25번째)에다 오승환의 시즌 첫 두자리 세이브(10세이브1패) 달성이다.
이 기록들은 바로 올시즌 20승 선착과 함께 선두를 달리는 삼성의 모습을 웅변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이제 전체 레이스의 갓 20%가 지났을 뿐이지만 20승 선착의 의미는 생각이상으로 크다. 20승을 먼저 올린 팀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은 지금까지 32차례 가운데 21번이나 된다. 확률상으로 65.6%에 이른다. 더우기 2001년부터 지난시즌까지 20승에 먼저 오르고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 구단은 2012년 넥센(현 키움) 뿐이다.
다시 말하면 삼성이 20승을 가장 먼저 올렸다는 것은 지난 5년간의 설움을 한꺼번에 털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뜻이다. 삼성은 2011∼2014년, 4시즌 연속 통합우승에다 2011∼2014년, 5시즌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으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이제 그 5년 부진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시즌 삼성이 이렇게 달라진데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이는 기록으로도 그대로 드러난다. 팀타율 4위(0.275), 팀 평균자책점 2위(3,78)로 홈런 3위(34개), 도루 1위(34개), 최소실책 2위(20개)다.

이러한 한발 빠른 베이스러닝에 다승(5승1패)과 평균자책점(1.18)에서 1위를 달리며 프로 3년만에 KBO 리그 최고 투수로 발돋움한 원태인을 비롯해 외국인타자인 호세 피렐라 가세로 타선에 힘이 붙었고 올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포수 강민호의 역대급 활약도 돋보인다.
이 가운데 불펜의 핵을 이루고 있는 우규민과 마무리 오승환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삼성은 20승 가운데 네차례 영봉승을 했다. 그리고 일곱차례 역전승을 거두었다. 모두 불펜들의 공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바로 그 중심에 우규민과 오승환이 나란히 있는 것이다.
우규민은 프로 19시즌째 활약하고 있는 베테랑투수. 나이는 에이징커브가 시작되는 36살이나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 삼성의 푸른 옷으로 갈아 입은 뒤 생애 최고 활약으로 삼성의 20승 선착과 선두 견인에 가장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우규민은 올해 17게임에서 무실점이다. 당연히 평균자책점도 0이다. 불펜으로 나서면서도 3승(1세이브)까지 챙겼다. 팀내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16⅓이닝)을 던지고도 가장 적은 안타(8개)를 허용했다.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불펜-선발-마무리-불펜 등으로 보직 이동을 거듭하는 대부분의 투수들과 마찬가지로 우규민도 선발뿐만 아니라 중간, 마무리까지 안해 본 보직이 없다.
2003년 2차 3라운드 19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우규민은 이듬해인 2004년 8월 24일 문학 SK전에서 구원투수로 데뷔해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2007년에는 30세이브로 오승환(40세이브)에 이어 2위에 오르 적도 있다.
이후 줄곧 마무리로 활약하다 2012년 6월 16일 군산 KIA전에서 첫 선발로 등판해 승리한 뒤 2013년부터는 선발투수로 보직을 변경해 2015년 시즌까지 3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기도 했다. 2010년대의 대표적인 언더핸드 투수였다.
2016년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65억원으로 삼성으로 이적한 뒤 그다지 성적은 좋지 않았다. 삼성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오간 우규민은 지난해까지 4년 동안 181게임에 나서 16승21패 22세이브 28홀드, 298⅔이닝 156실점(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더구나 FA 계약의 마지막해인 지난해에는 52게임에서 3승3패7세이브11홀드로 평균자책점이 6.19에 이르러 생애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이 바람에 우규민은 올해 두번째 FA를 맞아 1+1년에 연봉 2억원에 인센티브 3억원 등 총액 10억원이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계약을 맺었다. 올시즌 성적이 구단과 합의한 성적에 충족해야 내년에 계약을 자동 연장되는 계약이다. 투수로서의 생명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이 구단의 판단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규민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반등했다. 12일까지 600게임에서 통산 75승-88세이브-59홀드를 기록했다. KBO 리그 통산 50승-50세이브-50홀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조웅천(전 SK), 한화 정우람과 우규민 등 총 3명뿐이다. 그만큼 이 기록은 값지다고 할 수 있다.
![세이브를 올릴때마다 KBO 리그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오승환이 12일 수원 kt전에서 시즌 10세이를 올린 뒤 포수 강민호와 함께 승리의 하이파이를 하고 있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5130947200708818e70538d222011644204.jpg&nmt=19)
오승환은 2021시즌 개막 22일 만에 'KBO 리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달 25일 광주 KIA전에서 3-2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KBO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300세이브 금자탑을 쌓았다. 그리고도 5세이브를 더 보탰다. 한·미·일 통산은 427세이브다. 등판할 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내가 등판한 이닝에는 내가 마무리다'라는 우규민. 그리고 그 바톤을 이어받아 승리를 지키는 오승환. '8회 우규민, 9회 오승환'으로 승리 공식을 만들어 가는 삼성. 그들이 있기에 삼성 팬들은 올시즌 한껏 기대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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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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