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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뉴노멀이 된 LPGA 평준화...한국여자골프가 김세영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자만할 수 없는 이유

2020-10-13 14:40

 LPGA 투어 위민스 KPMG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로는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이 18번홀을 마친 뒤 공을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LPGA 투어 위민스 KPMG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로는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이 18번홀을 마친 뒤 공을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 우승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

12일 올 세 번째 LPGA 메이저 대회인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27)은 시상식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말헀다. LPGA에서 통산 10승을 하면서도 풀지 못했던 숙원을 마침내 이뤄냈으니 감회가 남달랐던 것이다.

LPGA 대회를 좀 아는 이들은 그동안 김세영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의아해했다. 사실 그는 LPGA 선수가운데 메이저 우승 없이 가장 많은 승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2015년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3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가 14번홀에서 4퍼트를 하며 공동 4위로 주저 앉기도 했다.

그가 메이저 대회와 인연이 없었던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최근 몇 해 동안 세계여자골프가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김세영이 이번 KPMG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지난 10개 메이저 대회에서 9명이 첫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올 시즌 앞선 메이저대회에서 독일의 소피아 포포프와 한국의 이미림이 브리티시 오픈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각각 첫 우승을 차지했다.

포포프는 "이제 누가 우승을 하더라도 전혀 놀라지 않는다"며 "LPGA 선수층이 두터워지며 모든 선수가 우승을 할 능력이 있다. 그래서 매번 같은 사람이 우승을 하지 못하는 거다“고 밝혔다.

최근 주요 메이저 대회 리더보드는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상위권에 올라 평준화된 LPGA의 현 상황을 보여준다. LPGA 투어는 현재 30여개국에서 125명이 활동하고 있다. 메이저 대회 등 LPGA 대회는 매번 이들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무대가 되고 있다. KPMG에서는 우승자 김세영과 준우승의 박인비를 포함해 한국 등 9개 선수들이 톱 10에 올랐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상위 톱텐은 7개국의 선수들에서 나왔다. 브리티시 오픈에서 상위 톱10은 6개국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여자 골프가 성장함에 따라 선수들의 실력이 발전하며 LPGA 대회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세리, 박인비로 이어져 온 한국여자골프는 그동안 LPGA에서 최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한국여자골프의 강세는 현재까지도 게속되고 있다. 유망주들이 계속 탄생하며 탄탄한 선수층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국여자골프의 독주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대회에서 첫 우승자가 계속 나오는 것은 평준화가 새로운 세계여자골프의 뉴노멀로 자리잡았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성장하고 번창함에 따라 재능있는 선수들이 그 뒤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한국 선수들이 월등한 실력을 갖췄다고 자만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김세영의 이번 첫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은 한국여자골프에게 새롭게 변화한 LPGA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는 다른 국가 선수들도 언제든 한국여자선수들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자 골프가 세계적으로 많은 지역에 퍼져 나가면 나갈수록 많은 유망주들이 등장해 LPGA는 더욱 치열한 경쟁 무대가 될 것이다. 이미 태국과 필리핀 등에서 한국 선수들을 위협할만한 선수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경향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미국의 흑인 선수들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체력적으로 월등한 선수들이 LPGA 무대를 두드릴 가능성을 얼마든지 예상해 볼 수 있다.

한국여자골프는 김세영의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여자 골프는 역시 한국이다“라며 자만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평준화라는 새로운 변화에 잘 부응하며 실력을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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