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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더 싸보이게 만드는 39900원의 비밀

2020-03-24 12:27

39900을 외치던 TV홈쇼핑 방송이 있었다. 4만원에서 고작 100원 뺀 39900원을 3만원대라 주장했고, 이 주장이 통한 건지 유행어가 된 '39900원' 때문인지 그 상품은 홈쇼핑의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다.

왜 4만원이 아닌 39900원일까. 같은 궁금증을 가졌던 미국 럿거스대학의 경영학자 로버트 신들러는 2009년 '미국과 일본의 광고 상품 가격의 끝자리 유행'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즈', 'LA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여섯개 신문과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여섯개 신문에 실린 광고 상품을 조사한 결과 미국의 경우는 9로 끝나는 가격이 52.2%, 일본의 경우 8로 끝나는 가격이 37.5%로 각각 많았다.

이러한 가격 설정은 모두 가격이 저렴해보이는 효과를 위한 것이다. 이것을 '왼쪽 자릿값 효과(left digit effect)'라고 부른다. 4만원과 39900원은 100원 차이지만, 왼쪽 자릿값은 4만원과 3만원으로 체감상 100원 이상의 가격 차이로 느껴진다.


비슷한 연구 결과로는 2005년 미국 코넬대학의 마노지 토머스와 뉴욕대학의 비키 모위츠 교수가 발표한 '가격 인식에 있어서의 왼쪽 자릿값 효과'가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0과 9로 끝나는 펜의 가격을 제시하고 가격이 얼마나 높아보이는지 5점 척도로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2.99달러와 3.00달러의 가격을 비교하자 2.99달러의 심리적 가격은 3.00달러에 비해 뚜렷이 낮았다. 하지만 3.39달러와 3.60달러를 비교할 경우에는 차이가 미미했다.

가격표를 접한 소비자들은, 가격표의 모든 숫자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보다는 왼쪽 자릿값을 크데 받아들이고 그 이후 자리 숫자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판매점은 끝자리 '900원'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정원일 마니아리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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