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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간 골프채 놓았던' 이원준, KPGA 선수권 대회서 생애 첫 승

2019-06-30 16:02

이원준. 사진=KPGA 제공
이원준. 사진=KPGA 제공
부상으로 인해 약 2년 간 골프채를 놓았던 이원준(호주)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PGA 선수권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원준이 30일 경남 양산시 소재 에이원컨트리클럽 남, 서 코스(파70, 6934야드)에서 치러진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최종라운드에서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2개, 버디 3개를 묶어 1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15언더파를 기록한 이원준은 서형석과 동타를 기록해 연장전을 치렀고, 연장 첫 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2006년 11월 프로 전향 후 코리안투어 6번째 출전 대회에서 이룬 쾌거다.

지난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프 문도엽과 공동 선두로 출발한 이원준은 2라운드에서 2위 그룹에 3타 차 단독 선두로 달아났다.

이어 3라운드에서는 중간합계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리며 생애 첫 승 사냥에 청신호를 켰다.

중간합계 16언더파, 5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선 최종라운드에서 이원준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5번 홀(파4)에서는 위기를 맞았는데, 티 샷이 해저드에 빠졌다. 러프에서 친 네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갔지만 약 2.3m 거리의 보기 퍼트를 놓쳤고,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중간합계 14언더파가 됐다.

설상가상 오전 일찍 출발한 선수들이 이원준을 압박했다. 문경준은 13번 홀까지 버디만 6개를 솎아내며 중간합계 13언더파를 기록했고 조민규와 전준형 서형석 등도 중간합계 13언더파로 1타 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이원준의 위기는 계속됐다. 7번 홀(파4)에서 티 샷이 러프에, 러프에서 친 두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며 다시금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완벽한 벙커샷으로 홀 컵과 0.3m 거리에 공을 세우며 파세이브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원준은 8번 홀에서 약 4.5m 거리에서 버디를 솎아냈고, 9번 홀(파5)에서는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이 역시도 홀 컵과 약 1.5m 거리에 볼을 세우며 버디로 연결 시켰다.

전반 홀을 이븐파로 마친 이원준은 11번 홀(파4)에서 약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추격자들을 3타 차 까지 따돌렸다.

순항하는 듯 보였던 이원준은 13번 홀(파5)에서 다시금 위기를 맞았다. 티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 러프에 빠졌고, 러프에서 친 두번째 샷은 반대편 러프에 빠졌다. 세번째 샷 만에 그린에 올렸고, 약 15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버디로 연결되는 듯 싶었지만 약 80cm 거리에 멈췄다. 하지만 80cm 파퍼트도 실패한 이원준은 보기를 범하며 추격자들과 2타 차가 됐다.

위기는 계속됐다. 서형석이 13번 홀(파5)과 14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이원준과 1타 차로 다시금 격차를 좁혔다.서형석은 끝까지 추격했는데, 17번 홀(파3)에서 두 선수 모두 1m 거리의 파퍼트를 남겨뒀다. 서형석은 성공한 반면 이원준은 실패하며 동타가 됐다.

이어 18번 홀(파4)에서 두 선수 모두 티 샷이 흔들렸다. 서형석은 왼쪽 카트도로 근처 러프에 빠진 반면, 이원준의 티 샷이 오른쪽 해저드에 공이 반쯤 물에 잠겼다. 더욱이 이원준의 세컨드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 못했지만, 서형석의 세컨드 샷은 그린에 올라가며 서형석의 우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서형석의 버디 퍼트가 20cm거리에 멈춰서며 파를 기록했고 이원준은 약 2m 거리의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어갔다.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에서 두 선수 모두 페어웨이와 그린을 완벽하게 지켰다. 그린에서 홀 컵까지 남은 거리도 비슷했는데, 서형석은 오르막퍼트를 남겨둔 반면 이원준은 내리막퍼트를 남겨뒀다. 서형석은 약 3.2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 컵을 살짝 빗겨났고, 이원준은 약 2.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짜릿하게 우승했다.

최종라운드에서 계속해서 위기를 맞았지만 끝까지 선두를 지킨 이원준은 결국 생애 첫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2005년부터 2년 간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를 지킨 이원준은 2006년 호주 국가대표 신분으로 KPGA 삼성 베네스트 오픈에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구사하며 골프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LG전자가 10년 간 장기 후원 계약을 맺는 등 아마추어 최고의 기대주였던 이원준은 2006년 11월 프로 전향 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을 노렸다.

PGA 2부 투어에서 활약하기도 한 이원준은 2012년 돌연 선수 생활을 접었다.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은 이원준은 의사로부터 오른쪽 손목의 연골이 거의 다 닳아 골프를 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2년 간 골프채를 놓았던 이원준은 우연한 계기에 친구의 권유로 다시금 골프채를 잡았고, 현재는 큰 통증이 없다고 한다.

지난 2014년 JGTO큐스쿨을 통해 2015년 JGTO에 나섰던 이원준은 2017년 상반기에 허리 디스크가 발병했고, 다시금 투어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전매특허였던 파워풀한 장타까지 구사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감 하락으로 부진했던 이원준은 지난해 12월 새가정을 꾸리며 안정을 얻었고, 샷 감도 안정 궤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이원준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프로 무대 첫 우승 기록을 쓰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양산=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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