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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와의 전쟁’ US오픈, 역대급 전장 길이+고난도...오버파 우승자 나오나

2017-06-13 17:40

US오픈이치러질에린힐스의9번홀.사진=AP뉴시스
US오픈이치러질에린힐스의9번홀.사진=AP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흔히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US오픈에서는 자신이 아닌 코스와 전쟁을 치러야 한다.

2017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총상금 1200만 달러)은 15일 밤(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 컨트리클럽(파72, 7741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US오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대회장의 전장이다. 지난해 US오픈이 치러진 오크먼트 컨트리클럽은 7,219야드였지만 올해 US오픈이 치러지는 에린힐스 컨트리클럽은 522야드 더 늘어난 7,741야드다. 즉, 지난해보다 ‘긴 파4 홀’의 길이만큼의 전장이 늘었다. 다만 위안이 되는 점은 이븐파가 파70에서 파72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장이 늘어난 만큼, 이븐파 역시 늘어났다고 섣불리 난도가 낮아졌을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US오픈은 극강의 난도를 자랑한다. 이는 선수들로 하여금 영웅적 플레이를 끌어내기 위함이다. 즉,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만큼 영웅이 아닌 자에게 쉽게 우승컵을 내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US오픈은 ‘일반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어려운 코스에서 선수 개개인이 얼마나 창의력을 발휘해 위기 상황을 극복해 안전하게 홀 아웃을 하느냐’가 가장 큰 볼거리로 손꼽힌다.

높은 난도로 인해 대회 중 오버파를 기록하는 선수가 언더파를 기록하는 선수보다 많은 것도 US오픈의 특징이다. 오버파 우승자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16년 까지 총 10명의 우승자 중 앙헬 카브레라(2007), 웹 심슨(2012), 저스틴 로즈(2013) 등 총 3명의 우승자가 오버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엄 맥도웰(2010)은 이븐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한 US오픈에서 통 크게 이븐파를 2타 더 늘렸다는 것은 그만큼 '더 어려운 코스를 세팅으로 스코어를 내주지 않겠다’ 예고 한 것과 다름 없다.

US오픈에서 어려운 코스를 구성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긴 러프다. 긴 러프는 항상 US오픈의 상징과도 같다. US 오픈이 치러지는 대회장의 평균 러프 길이는 10~15cm정도다. PGA 투어 최대규모의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가 치러지는 대회장의 평균 러프 길이가 3.5cm임을 감안하면 실로 대단한 길이다.

케빈나가자신의공개한US오픈연습라운드당시러프상태.사진=케빈나SNS캡쳐
케빈나가자신의공개한US오픈연습라운드당시러프상태.사진=케빈나SNS캡쳐

이번 US오픈 역시 지나치게 긴 러프 길이로 논란이 됐다. 지난 12일 케빈 나(37, 한국명 나상욱)가 연습라운드 도중 도가 넘은 러프의 길이에 난감함을 표하며 자신의 SNS에 영상과 함께 대회를 주관하는 USGA의 집행위원장인 마이크 데이비스를 해쉬태그해 러프 길이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단단하고 좁은 페어웨이다. 이번 US오픈의 경우 페어웨이 폭이 50야드에 달하는 홀이 있을 정도로 US오픈과 걸맞지 않은 넓은 페어웨이를 가졌지만, 이 역시도 일부 홀에 불과하다.

게다가 US오픈 대회장에서는 안전한 위치를 정확히 노려 티 샷을 구사했다 치더라도 단단한 페어웨이에 볼이 닿으면 사정없이 튀거나 굴러 러프에서 볼을 찾아야 하는 것이 예사다. 이것이 US오픈에서 장타자들이 섣불리 과감한 티샷을 하지 못하는 이유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우승자 중에 장타자라고 단언할 수 있는 선수는 지난해 우승자 더스틴 존슨(33, 미국) 뿐이다.

또한 이번 에린힐스 대회장의 경우 해안가에 위치하지 않아 오리지널 링크스 코스라 부를 수는 없지만 코스의 특성은 링크스 코스와 같다. 강한 바람이 불 때가 많지만 코스 주위에서 바람을 막아 줄 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강한 바람을 뚫거나 바람을 타야한다. 최악의 경우 강한 바람에 속수무책 당할 수도 있다.

벙커에 들어갔을 경우에도 타수를 잃기 쉽다. 2017 US오픈행 막차에 탑승한 김민휘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US오픈 대회장 그린 옆 벙커의 높은 난도를 공개했다.

김민휘가첫번째벙커탈출을시도했으나볼은그대로벙커안에있다(왼쪽아래).이후두번째벙커탈출을시도에김민휘의볼은김민휘의발쪽으로굴렀다(오른쪽아래).사진=김민휘SNS캡쳐
김민휘가첫번째벙커탈출을시도했으나볼은그대로벙커안에있다(왼쪽아래).이후두번째벙커탈출을시도에김민휘의볼은김민휘의발쪽으로굴렀다(오른쪽아래).사진=김민휘SNS캡쳐
김민휘가 게시한 영상에서 김민휘는 두 차례 벙커 탈출을 시도했으나 가파른 벙커 벽에 막혀 결국 벙커 탈출이 좌절됐다.

마지막으로 그린 역시 무척 까다롭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US오픈의 그린스피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종종 ‘유리알 그린’으로 악명 높은 마스터스 대회장 오거스타보다 빠르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까다로운 코스에 522야드를 더 늘린 7741야드의 전장으로 치르는 이번 2017 US오픈에는 세계 랭킹 톱 랭커들이 총 출동해 우승컵 쟁탈전을 펼친다. 우선 지난해 챔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이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뒤를 이어 세계 랭킹 2위이자 지난 2011년 최종합계 16언더파로 2위를 8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한 로리 매킬로이(28, 북아일랜드)도 한 달여 만에 복귀전을 갖고 내셔널 타이틀 탈환에 도전한다. 또한 3위 제이슨 데이(30, 호주), 이번 시즌 마스터스 챔프 세르히오 가르시아(47, 스페인) 등도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PGA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라 불리는 더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챔프 자리에 오른 김시우(22, CJ대한통운)도 기세를 이어 메이저 대회 사냥에 나선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PGA투어 세인트 주트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탄 김민휘(25)는 멤피스 지역 1순위를 차지하며 US오픈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안병훈(26, CJ대한통운)과 왕정훈(22)은 5월 22일 기준 세계 랭킹 60위 이내에 자리해 출전 자격을 얻어 총 4명의 한국선수가 US오픈에 출전한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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