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사막의 여왕’ 김세영, ‘새벽 연습’ 통했다

3라운드 막판 연속보기 후 잠 설치고, 최종일 새벽 드라이빙레인저서 연습

2016-03-21 13:22

▲김세영이JTBC파운더스컵최종일경기를마친뒤하늘향해두팔을벌리고있다.마치신에게감사하다는듯한표정이었다.피닉스=박태성기자
▲김세영이JTBC파운더스컵최종일경기를마친뒤하늘향해두팔을벌리고있다.마치신에게감사하다는듯한표정이었다.피닉스=박태성기자
[피닉스=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LPGA 투어 최소타 타이 기록(27언더파)으로 정상에 오른 김세영(23.미래에셋)의 우승에는 전날 막판 연속 보기가 한몫 했다.

김세영은 전날 3라운드 16번과 17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지은희(30.한화)에게 선두를 내줬다. 앞서 김세영은 파5 15번홀에서 파를 한 다음부터 흔들렸다. 15번홀은 대회가 열린 와일드파이어 골프장의 4개의 파5 홀 중 가장 짧다. 485야드여서 장타자들은 대부분 2온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서비스 홀’로 불린다.

김세영은 2라운드 때 이 홀에서 이글을 잡았고, 첫째 날에는 버디를 기록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는 두 번째 샷을 벙커로 보내며 파를 기록했다. 김세영은 스코어를 잃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보기를 범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여겼다. 김세영은 3라운드를 마친 직후 곧장 연습장으로 향했다.

- 어제 막판 연속 보기를 범하고 연습을 했는데 도움이 됐나.
“드라이빙 레인지에 가자마자 페이드 샷부터 시작했다. 전날 15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페이드로 보내려고 했지만 실수로 볼이 말리면서 벙커에 빠졌다. 더구나 버디 퍼트마저 놓치면서 화가 났다.”


- 연습은 몇 시까지 했나.
“어제 해 질 때까지 연습하고, 오늘 새벽 6시에 다시 나와서 1시간반가량 연습했다. 어제 안 됐던 부분을 연습했다. 평소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잠도 잘 오지 않았다. 속으로 ‘씩씩’ 거렸다. 그게 오늘 새벽에 연습장에 간 힘이다. 원래는 귀찮아서 새벽에 잘 안 간다. 페이드 샷을 연습했던 게 오늘 진짜 잘 됐다. 핀이 오른쪽에 있을 때 계속 문제가 됐었는데 오늘은 연습한 대로 딱 맞아 떨어졌다. 연습한 상황이 다 나왔다. 좋은 연습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김세영은 이날 전날 한풀이를 하듯 버디 8개에 이글 1개를 곁들여 27언더파를 기록했다. LPGA 투어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다. 버디를 잡을 때 거의 3m 이내에 붙이는 등 아이언샷 감각이 좋았다. 김세영은 마지막 홀을 마친 직후에는 마치 골프의 신(神)에게 감사하다는 듯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는 포즈를 취했다.

김세영은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곧바로 다음 대회인 KIA 클래식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로 이동했다. 2주 후에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린다. 김세영은 메이저 우승과 관련, “메이저 대회도 정말 우승하고 싶다”며 “이번에 좋은 경험을 했으니까 준비를 더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밖에 없다”고 했다.

애리조나 사막에서 뜨거운 일요일을 보낸 그는 새로운 새벽을 맞으러 떠났다.

피닉스=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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