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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087] 배드민턴에서 '킬(Kill)'이라는 말을 쓰는 이유

2024-05-05 07:59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킬샷.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의 킬샷.
영국에서 출발한 배드민턴 용어는 배구, 테니스 등 네트 스포츠와 비슷한 말들이 많다. 영어를 공통적으로 쓰는데다 종목적으로 규칙이 많이 겹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죽인다는 의미를 가진 ‘킬(Kill)’도 그 중 하나이다.

배구에서 킬은 점수를 획득할 때 쓰는 용어이다. 리턴이 불가능할 정도로 세게 때리는 것을 의미한다. 테니스에서도 킬이라는 말을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원래 서브권을 갖는 사이드 아웃(Side Out)제가 실시됐을 때, 사이드아웃을 가져오거나 점수를 얻는 공격을 묶어서 킬이라고 불렀다. 현재는 득점을 얻는 공격만을 킬이라고 말한다. (본 코너 478회 ‘배구에서 ‘킬(Kill)’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 참조)

배드민턴에서 킬은 되돌릴 수 없이 빠르게 아래쪽으로 들어가는 결정적인 샷을 의미한다. 랠리 중 상대가 손쓸 수 없는 한 방을 날리고 싶을 경우에 구사한다. 킬은 바로 득점으로 이어진다.

옥스퍼드영어사전 등에 따르면 킬이라는 말은 다소 불명확한 기원이지만 상대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고대 독일어 ‘Kwaljang’에서 유래됐다. 고대 영어 ‘Cwellan’, 중세 영어 ‘Cullen’을 거쳐 ‘Kill’로 쓰이게 됐다. 스포츠 용어로는 테니스에서 먼저 사용했으며 1895년 배구가 고안된 이후 볼을 상대 코트에 보내서 점수를 얻는다는 의미가 됐다.
스포츠용어로서 ‘Kill‘은 사실 어깨로 밀어서 던진다는 뜻인 ’Put Out‘과 같은 말로 쓰인다. 육상에서 포환던지기를 영어로 ’Shot Put‘이라고 말하는데 금속공을 어깨 높이에서 던진다는 의미이다. 골프에서 퍼팅(Putting)도 밀어서 던진다는 뜻이다. 야구에서 ’Put Out‘는 타자나 주자가 아웃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줄여서 아웃이라고 한다.


배드민턴에서 킬을 언제부터 사용했는 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배드민턴 초창기부터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배드민턴에선 킬은 영어로 한 마디로 설명하면 ‘Put Away’라는 의미라고 한다. 멀리 치워버린다는 것이다.

배드민턴에서 킬샷을 주로 네트 부근에서 이뤄진다. 네트 위로 높이 올라간 상대의 네트 샷를 처리할 때 많이 구사한다. 네트 킬샷이 정확하게 구사하면 거의 막을 수 없다. 랠리에서 네트 킬샷을 자주 허용하면 경기에서 쉽게 패배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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