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미국 현지 인터뷰]김세영 “말도 안 되는 스코어, 너무 행복”

2016-03-21 12:14

▲김세영이JTBC파운더스컵우승후'-27'라고쓴종이를들고기념촬영을하고있다.그의우승스코어인27언더파는LPGA투어72홀최소타타이기록이다.피닉스=김세영기자
▲김세영이JTBC파운더스컵우승후'-27'라고쓴종이를들고기념촬영을하고있다.그의우승스코어인27언더파는LPGA투어72홀최소타타이기록이다.피닉스=김세영기자
[피닉스=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이렇게 말도 안 되는 스코어로 우승해서 감동적이다.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아서 기쁘다.”

‘승부사’ 김세영(23.미래에셋)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6601야드0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최종합계 27언더파를 기록하며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작성한 27언더파는 ‘은퇴한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지난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세운 LPGA 투어 72홀 최소타와 타이 기록이다. 김세영은 경기 후 “전날 마지막에 실수를 했던 게 오히려 오늘 우승에 도움이 됐다”면서 “소렌스탐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마지막 홀 버디 퍼트를 더욱 자신 있고, 공격적으로 했을 텐데 아쉽다”고도 했다.

다음은 김세영과의 일문일답.

-우승을 축하한다. 시즌 첫 우승 소감은.
“작년에 너무 잘해서 올해는 4승을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첫 대회에서 너무 아쉽게 2등하고 이후에도 3등을 해서 올해는 우승이 조금 힘들지 않을까라고 걱정도 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스코어로 우승해서 감동적이다. 주변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행복이라는 선물 받아서 기쁘다.”

- LPGA 투어 최소타 타이 기록으로 우승했다. 오늘 어떤 점이 잘 됐나.
“이번에는 기술보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잘 했던 것 같다. 그 전에는 화를 컨트롤 하지 못했다. 그게 나의 최대 단점이다. 그런 부분이 플레이 도중 나오곤 해서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걸 많이 자제했다. 나의 단점을 누그러뜨리고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는데 잘 됐다. 또한 매홀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결과와 다른 플레이를 했다.”

- 결과와 다른 플레이라는 의미는.
“이 전에는 타수 차이가 많이 나면 여유 있게 플레이를 했고, 조금 타이트하다 싶으면 공격적으로 갔다. 이번에는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고, 내 골프에만 빠졌다.”

- 오늘 승부처는 몇 번 홀인가.
“아무래도 11번홀 파5였다. 거기서 이글 찬스를 만들었던 게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 오늘이 생애 최고의 라운드라고 생각하나.
“여기 오기 전에 이번 코스가 나와 잘 맞을 거라고 예상했다. 지난해에도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스코어가 나올 줄은 몰랐다. 이번 대회는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만족스러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그런 과정이었던 것 같다.”

- 이번 우승이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은가.
“그동안 조금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았다. 마음을 계속 비우고 하다 보면 계속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시합에 나갈 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 같고, 다시 한 번 초심을 체크할 수 있는 계기였다.

- 어제 3라운드 막판에 2연속 보기를 하는 등 아쉬웠다. 그게 오늘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나.
“어제의 실수가 오늘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계기가 됐던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좋은 효과를 보인 것 같다.”

- 코스에서 항상 웃는 스타일이다.
“코스는 내 마음가짐을 다 잡을 수 있는 수련장 같은 곳이다. 골프를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좀 더 확실할 수 있다.”

-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원했던 1승을 했으니 3승을 하고 싶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못할 거 없다고 생각한다. 남은 목표를 이뤘으면 한다. 이룰 거다. 단기적인 목표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거다.”

-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리디아는 신인왕에 오른 이듬해에 올해의 선수가 됐다. 그런 목표를 가지나.
“꿈을 크게 갖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나를 스스로 되짚어 봐야 한다. 목표를 얻으려면 정말 큰 감내를 해야 한다. 물론 선수의 몫이다. 나는 그걸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이 대회가 파운더스컵이고 오늘 그런 파운더를 앞에서 우승했다. 본인도 그 분들처럼 전설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나.
“당연히 그런 전설이 되고 싶다. 그렇지만 일반 골퍼로서도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아니카 소렌스탐이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사실 이 대회에 출전하기 전에 소렌스탐에 대한 책을 읽었다. 전설들은 어떻게 그 위치까지 올라갔나를 찾아봤다. 정말 남다르더라. 그런 분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니까 감격스럽다. 나도 나중에 소렌스탐과 같은 선수가 돼서 후배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

- 특히 어떤 부분이 기억에 남았나.
“정말이지 보이지 않는 준비를 많이 했다는 걸 느꼈다. 자기의 이상을 실현하지 위해 많은 걸 포기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결단을 내렸더라. 내가 가야될 길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나도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많은 걸 생각했는데 책을 통해 많은 확신을 얻었다.”

- 오늘 경기 중 소렌스탐이 세운 72홀 최소타 기록을 알았나.
“아니 몰랐다.”

- 만약 알았다면 마지막 18번홀 버디 퍼트를 어떻게 했을 것 같나.
“당연히 자신감을 가지고 확실하게 스트로크를 했을 것이다. 정말이지 아쉽다.”

피닉스=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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