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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을 죽인 살인범의 고백…"죽여달라고 했어요"

KBS '추적 60분', '태안 펜션 살인 사건' 미스터리와 촉탁살인의 진실

2016-03-08 10:47

(사진=KBS제공)
(사진=KBS제공)
9일(수)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KBS 2TV 추적60분이 '태안 펜션 살인 사건'의 미스터리를 추적하면서 '촉탁살인'에 주목한다.

지난 2014년 2월 27일, 태안의 한 펜션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마을 주민들은 피해자가 사건 발생 5일 전부터 남자 친구 박 씨와 해당 펜션에 머물렀다고 증언했다.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박 씨는 피해자의 차를 훔쳐 도주한 상황. 경찰은 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의 행적을 추적한다.

사건 발생 13시간 후, 전주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붙잡힌 용의자 박 씨. 순순히 범행 사실을 인정하더니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피해자가 죽여 달라고 부탁을 해서 고민 끝에 죽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건 담당 형사 -

여자친구가 죽여 달라고 부탁해 살해했다 말하는 박 씨. 과연 그의 말은 사실일까.

◇ 진실과의 숨바꼭질,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박 씨는 본인과 피해자는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고, 두 사람의 상견례가 여러 차례 무산되자 차라리 함께 죽자 약속하고 이곳 태안에 왔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목을 조른 후, 자신도 뒤따라 죽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피해자의 휴대폰에서 '자살 방법'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촉탁살인'으로 결론지어지는 듯 했다. (촉탁살인이란, 죽음을 결심한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그 사람을 죽이는 일을 말한다)

하지만 경찰은 피의자가 살인사건을 은폐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피해자의 주장을 부정했다. 피해자의 지인들 또한 그녀가 결코 자살할 사람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KBS제공)
(사진=KBS제공)
"만나는 남자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실제로 그 사람을 본 사람은 없어요. 성격상 절대 자살할 애가 아니에요." - 피해자 지인 -

제작진은 '태안 펜션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두 사람의 행적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에 피의자 박씨가 범행 도구로 사용한 노끈을 구입한 마트를 찾아냈고 마트 CCTV 화면에 두 사람이 함께 포착된 것이다.

◇ 경찰 수사 결과를 뒤집은 판결문…'유서'가 결정적 증거

피의자 박 씨는 계속 촉탁살인을 주장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여러 정황들을 근거로 경찰은 박 씨를 단순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재판부에서 밝힌 그의 죄명은 놀랍게도 촉탁살인이었다. 검찰이 피의자의 증언과 피해자 휴대폰 속 검색 기록을 근거로 촉탁살인을 인정한 것이다.

명시적 근거 없이는 촉탁살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그런데 어째서 태안 펜션 살인 사건은 피의자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촉탁살인'으라 결론났을까.

제작진은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최근 일어난 촉탁살인 사건들에 주목한다. '죽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 피의자들의 주장도, 촉탁살인이라는 죄명도 같다. 여기까지는 명시적 근거가 없어 촉탁살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런데 한가지 다른 점이 발견된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다. 죽음을 원했다는 피해자의 유서가 촉탁살인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다.

"범행 당시, 피해자가 피의자에게 잠깐 나가있으라고 이야기하고 유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 사건 담당 경찰 -

제작진은 최근 일어난 촉탁살인 사건을 다루면서 죽음을 부탁하고, 부탁받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조명해본다. CBS노컷뉴스 길소연 기자 ksy11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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