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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실 발탁 이유는 태종의 죄책감?…역사·심리학의 만남

2016-02-21 17:07

(사진=KBS제공)
(사진=KBS제공)
조선 최고의 과학자로 꼽히는 장영실은 뛰어난 재주로 15세기 조선의 과학을 발전시키면서 세종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다. 그런데 노비였던 장영실을 발탁한 왕은 세종이 아니라, 세종의 아버지인 태종이었다. 장영실과 태종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21일(일) 밤 10시 3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역사저널 그날'은 장영실 2부작의 제1편 '태종, 노비 장영실을 발탁하다'를 통해 태종을 사로잡은 노비 장영실의 참 모습이 공개된다.

"장영실은 공교한 솜씨가 뛰어나 태종께서 보호하시고 나 역시 이를 아낀다." - 세종실록 15년

장영실과 태종에 대한 실록 기사는 단 한 줄뿐이다. 장영실은 원나라에서 귀화한 아버지와 동래현 기생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노비였다. 과학자의 꿈은커녕 인간다운 삶을 살기도 힘들었을 그가 태종의 눈에 들었다.

1406년, 기상 관측을 담당하는 서운관 관리가 동래로 귀양을 간다. 잘못된 일식 예보로 태종의 노여움을 산 탓이다. 태종은 재위 내내 하늘의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자신의 부덕함에 분노한 하늘이 가뭄을 내린 것이라며, 눈물·콧물이 뒤범벅 되도록 대성통곡하기도 했다.

태종은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살육과 패륜을 저지른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하늘에 집착한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리라. 조선 건국에 큰 공을 세웠지만 아버지 이성계로부터 버림받고, 증오와 죄책감 사이에서 괴로워한 태종의 트라우마가 장영실이란 인재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1421년, 장영실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명나라 유학을 가게 된 것이다. 노비인 그가 유학을 간다는 건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장영실은 명나라의 천문 기구를 연구·재현하라는 특명을 받고 명나라로 떠나게 된다.

당시 태종은 상왕으로 물러나 국가 주요 현안에 직접 관여하고 있었다. 장영실의 명나라 유학 역시 궁극적으로는 태종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태종은 유연한 인재 등용 시스템으로 장영실을 세종의 든든한 조력자로 만들었다.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던 분위기 속에서 15세기 조선의 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신분의 벽을 뛰어넘고 조선 최고의 과학자로 역사에 길이 남은 장영실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를 발탁한 태종의 이야기가 역사저널 그날에서 펼쳐진다.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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