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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8월 승률 1위 한화, '제2의 이태양' 육성 꿈꾸다

'오른손의 류현진' 김민우, 내년 선발 유력

2014-08-30 11:33

▲지난신인지명회의에서한화의선택을받은유망주들.사진│김현희기자
▲지난신인지명회의에서한화의선택을받은유망주들.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한화 이글스의 8월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9일, 넥센과의 경기에서 초반 대량실점으로 패할 것 같았던 승부를 10-9 스코어로 뒤집는 등 8월에만 12승 7패의 호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선발 마운드가 조금 더 안정되어야 하겠지만, 타선과 불펜의 힘을 바탕으로 ‘8월 승률 1위’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같은 날, 인천에서는 SK가 LG에 발목이 잡히면서 KIA와 공동 7위 그룹을 형성했는데, 한화와는 불과 1경기 반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최근의 기세를 감안해 본다면, 한화의 탈꼴찌 역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이러한 8월 한 달간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왜 진작 한화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는 올 시즌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비싼’ 시즌을 보내며 누구보다도 바쁜 일정을 소화했기 때문이었다. KIA에서 이용규를, SK에서 정근우를 데려오면서 과거 한화 이글스의 상징이었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던 것도 한화의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였다. 물론 마운드의 높이가 타선의 힘을 받쳐주지 못했다는 한계점 때문에, 투-타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은 한화의 탈꼴찌를 요원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다.

‘지난날의 반성’, 이제는 ‘육성’으로 만회하는 한화 스카우트 팀

그러나 사실 한화의 큰 ‘과오’중 하나는 신인지명 회의에서 여러 차례 좋은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데에 있었다. 특히, 2004년 2차 신인지명 회의에서는 ‘선수가 없다.’라는 자체 평가 속에 겨우 5명의 선수를 선발하는 데 그쳤고, 이듬해인 2005년에는 아예 4명만 뽑은 채 드래프트를 마감했다. 2006년에도 9장의 2차 신인지명 회의 권리를 전부 행사하지 않은 채 7명을 뽑았으며, 전면 드래프트를 앞두고 열린 2009시즌 역시 6장의 권리만을 행사했다. 만약에 당시 한화가 지명권을 모두 사용했다면, 오정복(NC), 문선재(LG), 임훈(SK), 조평호(NC), 전준우(롯데) 중 한 명이라도 데려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 수 있었다.

노재덕 한화 단장과 정영기 스카우트 팀장도 이러한 점을 인정하여 2010년 이후부터는 ‘가능한 많은 선수’를 뽑는 데 주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타임 한 번 부르지 않고, 원하는 선수를 각 라운드별로 뽑는 데 성공했고, 뒤이어 대졸 신고 선수들도 대거 영입하여 최우선적으로 ‘3군’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 노 단장이 직접 드래프트 현장을 찾으며 선수를 뽑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한화는 2년 만에 처음으로 ‘타임’ 한 번을 부른 것을 빼면, 10명의 선수를 뽑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러는 한편, 드래프트 직후에는 필자를 불러 “이것이 끝이 아니다. 작년과 같이 신고 선수를 최대한 많이 영입하여 선수들에게 프로 입문의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화는 드래프트 이후 단국대 내야수 전형근을 신고 선수로 영입하는 등 벌써 ‘선수 모시기’ 제2라운드에 들어갔다.


한화가 이렇게 선수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올 시즌 ‘이태양 재발견’과도 무관하지 않다. 입단 당시까지만 해도 동기생 장민익(두산)과 김용주(한화)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태양은 5년간의 육성 끝에 지금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도 선발되는 영광을 누린 바 있다. ‘제2의 이태양’을 찾아내기 위한 한화의 노력은 3군 육성 외에도 연고지 학교들을 위한 후원 등으로도 이어져 있어 더욱 주목해 볼 만하다.

특히, 정영기 팀장은 올 시즌 2차 1번으로 뽑은 우완 속구 투수 김민우(19)에 대해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이미 KT가 우선 지명권을 다른 세 선수에게 행사하면서부터 김민우는 우리 구단 선수라 생각했다.”라고 입을 연 정영기 팀장은 “오른손의 류현진으로 봐도 좋다. 내년 시즌, 김민우가 풀타임 선발 투수로 출장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한 바 있다. 그렇게 될 경우, 한화 마운드는 기존 이태양-유창식 듀오에 김민우까지 가세하여 평균 연령을 상당 부문 낮출 수 있게 된다.

물론 현재 한화는 여전히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어 이러한 ‘육성의 결과’가 언제 가시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급부’로 얻은 우수한 유망주들이 한 번 폭발하기 시작하면 무서운 팀으로 변화하는 것이 바로 프로야구의 묘미다. 그래서 올해보다는 내년, 내년보다는 2~3년 후를 더 기대해 볼 만하다. ‘가시적인 성과’라는 것은 이러한 노력이 전제된 후에야 나오는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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