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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피하지 못한 두산의 '염경엽 인사 징크스'

2014-08-07 23:25

'인사를해야돼,말아야돼?'염경엽넥센감독(왼쪽)과송일수두산감독.(자료사진=넥센,두산)
'인사를해야돼,말아야돼?'염경엽넥센감독(왼쪽)과송일수두산감독.(자료사진=넥센,두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두산전이 열린 7일 잠실구장. 경기 전 송일수 두산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동안 외야를 거닐고 있었다. 통상 감독들이 더그아웃에서 훈련을 지켜보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한참 만에 돌아온 송 감독은 홈 플레이트 뒤편에서 염경엽 넥센 감독의 인사를 받았다. 그러면서 서로 주먹을 부딪히더니 웃으면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염 감독과 대화 내용을 묻는 취재진에게 송 감독은 "별 얘기는 하지 않고 인사만 나눴다"면서도 "사실 염 감독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외야에 줄곧 있었다"고 배회 이유를 털어놨다. 징크스 때문이다.

송 감독은 "사실 염 감독이 인사를 하러 오면 꼭 우리가 지더라"면서 "그래서 이번에는 인사를 받지 않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랬는데도 굳이 염 감독이 기다려서 인사를 하러 오더라"고 웃은 송 감독의 표정에는 자못 아쉬움이 묻어났다. 두산은 올해 넥센에 4승8패로 8개 구단 상대 성적 중 가장 나쁘다.

염 감독도 송 감독의 외면(?)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취재진에게 이유를 들은 염 감독은 "인사를 하러 가야 하는데 어쩐지 송 감독님이 외야에 계셔서 계속 기다렸다"면서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래선지 오늘은 악수 대신 주먹을 맞부딪히자고 하시더라"고 웃었다.

이런 사연을 염 감독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사실 그런 징크스가 있는 줄은 몰랐다"면서 염 감독은 "이럴까 봐 다른 팀과 경기할 때도 3연전 내내 인사를 하러 가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 9회 2사에서 동점포-11회 결승포 허용

송 감독의 노력은 결실을 맺는 듯했다. 경기 후반까지 5-2로 앞서며 넥센전 2연패 탈출을 눈앞에 뒀다.

두산은 2회 넥센 강정호의 시즌 32호 홈런, 3회 유한준의 적시타로 끌려갔다. 그러나 2회 김재호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은 뒤 4회 양의지의 시즌 9호 솔로포와 정수빈의 2타점 2루타로 3득점,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5회는 이원석의 적시타로 5-2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거의 다 잡았던 승리가 눈앞에서 날아갔다. 마무리 이용찬이 9회 2사 1, 2루에서 유한준에게 좌월 3점 홈런을 얻어맞은 것. 순식간에 5-5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두산은 연장 12회 카운터펀치를 맞았다. 무승부 분위기가 무르익던 연장 12회초 1사에서 김민성에게 승부를 가르는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김민성은 오현택의 시속 117km 커브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결국 두산은 5-6, 연장 12회 뼈아픈 역전패를 안으며 넥센전 3연패에 빠졌다. 이날 NC에 9-8 대역전승을 거둔 5위 LG와 승차도 1경기로 벌어졌다.

당초 송 감독은 염 감독을 피하려 했지만 끝내 마주쳐야 했다. 과연 염 감독의 인사 징크스는 무시무시했다. 이 징크스가 8일 경기에서 깨질지, 경기 전 두 감독이 인사를 나눌지 지켜볼 일이다.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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