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前 텍사스 유망주, 남윤성의 '야구 이야기'

두산 1차 지명 뒤로 하고 도전 선택, 그리고 텍사스 입단

2014-08-06 23:15

▲고양원더스김성근감독(사진좌)과원더스시절의남윤성(사진우).사진│고양원더스제공
▲고양원더스김성근감독(사진좌)과원더스시절의남윤성(사진우).사진│고양원더스제공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011년 9월은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진 날이었다. 국내 최초로 ‘고양 원더스’가 독립리그 구단 출범을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이렇다 할 수익 모델 없이 허민 구단주의 ‘야구사랑’ 하나만으로 고양 원더스가 출범했지만, 그 효과는 생각 외로 컸다. 이희성(LG)을 시작으로 2014년 7월 현재까지 무려 22명의 선수가 다시 프로로 입단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며 프로야구의 새로운 ‘선수 공급처’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외국인 선수들도 스스로 고양 원더스를 찾으며, ‘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고양 원더스의 ‘1기 멤버들’은 포기하지 않는다면, 기회가 온다는 신념으로 연습을 반복했다.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선수를 만들어 낸다.’라는 김성근 감독의 선수 육성 철학이 원더스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한때 텍사스에서 주목을 받으며 미국 무대에서 활약했던 남윤성(27)도 당시 고양 원더스의 1기 멤버였다.

꿈에 그리던 1차 지명, 그러나 ‘도전’을 택했던 지난날의 추억

사실 야구팬들에게 ‘남윤성’은 상당히 낯선 이름일 수 있다. 그러나 2006년 연고지 신인 우선 지명에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을 받은 신일고의 남윤희를 기억하는 이들은 꽤 있다. 바로 그 남윤희가 고양 원더스 입단 이후 ‘남윤성’으로 개명을 한 것이었다. 미국 진출 이후 한동안 잊혔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유망주는 그렇게 다시 국내로 돌아와 재기를 꿈꾸고 있었다.

남윤성은 사실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인재였다. 오히려 당시 야구팬들이 주목했던 이는 2005년 대통령배 대회에서 감투상을 받은 우완 김상수(넥센)였다. 그러나 성실함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노력을 한다는 사실은 당시 스카우트 팀에게도 꽤 좋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좌완 투수로는 꽤 부드러운 투구자세를 지녔다는 점도 그의 지명 가능성을 높여 주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예상은 두산이 실제로 그를 1차 지명하면서 현실이 됐다.

“사실 내 고향이 잠실이다. 잠실에서 야구를 보면서 성장해 왔고, 그것이 야구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처음 글러브를 만졌을 때의 감촉이 좋아 야구를 시작했고, 좋아하다 보니 새벽 3~4시까지 운동하다가 잠이 들곤 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두산이 나를 1차 지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뛸 듯이 기뻤다.” 당시를 떠올린 남윤성은 꿈에 그리던 고향팀에 지명됐을 당시의 기분을 담담하게 풀어갔다. 그러나 정작 그의 눈은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었다.

“고향팀에 지명됐다는 사실에는 기뻤지만, 나는 조금 더 견문을 넓히고 싶었고, 또 도전적인 선택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1차 지명을 받고 나니, 미국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남윤성은 결코 돈 때문에 태평양을 건넌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실제로 남윤성은 미국 각지를 돌면서 트라이아웃(선수 공개 선발) 참가로 자신을 받아 줄 곳을 찾으러 다니기도 했다.


“시애틀을 비롯하여 샌디에이고, 보스턴, 텍사스 등 메이저리그 구단이 주최하는 트라이아웃이라면 거의 매번 참가하려고 노력했다. 그 중 샌디에이고 트라이아웃에서는 9명 중 6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정작 계약은 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샌디에이고에서 한국 프로야구로 신분조회를 했는데, 내가 두산에 1차 지명을 받았다는 사실을 통보해 와서 그렇다고 했다.”

이렇게 순탄치 않았던 그의 야구 인생은 텍사스가 그의 손을 잡으면서 일단락됐다. 물론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는 마이너리거 후보에게 거액을 챙겨 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도전에 대한 대가는 상당히 컸다. 계약금 규모가 불과 6만 5천 달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국내에 남았어도 그 이상의 액수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남윤성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바닥에서부터 시작하여 얼마나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는지’를 시험해 보기에는 텍사스가 최적의 장소였다. 두산의 지명을 뒤로하고 근 1년간 미국땅을 전전한 끝에 2007시즌부터 정식으로 마이너리그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셈이다. 남은 것은 눈에 보이는 성적을 바탕으로 스스로 상위 리그로 승격하는 일뿐이었다.

- 2부, ‘방출과 귀국 그리고 남윤성의 새로운 출발’에서 계속 -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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