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특집]배상문 인터뷰](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310151611140106917nr_00.jpg&nmt=19)
미국까지 멀리 가서 대회를 하는데, 여러가지 힘든 점도 있지만 공부도 많이 됐다. 성적이 좋을 때 한국에 와서 고국팬 들에게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오게 된 것 같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과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에 부담감도 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이 많다. 어쨌든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을 거쳐 아시안투어에서도 활약을 했는데, 미국에서 경기를 하는 데 있어서 이 경험이 도움이 되었는가?
물론 도움이 되었다. 2007년부터 아시아 무대에서 경기를 했었는데, 그때 골프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고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도 실력이 확실히 늘었던 것 같다.
-배상문 선수 같은 경우,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경우에 그렇게 된 경우가 많았다. 대회에 임할 때 각오를 단단히 하면 플레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가?
잘 하려고 할수록 게임이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너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게 되면 각오가 없는 것 같아서 조금 그렇다. 그런 것을 어떻게 잘 조절하느냐에 따라 대회 성적이 따라가는 것 같다. 마스터스 때도 그렇지만 매치 플레이 때도 그랬다. 톱 플레이어와 플레이할 때 마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내 것만 하자고 생각했었을 때가 성적이 더 좋았다. 거기에 더해 약간의 긴장을 했을 때 내가 가진 기량을 모두 끌어올렸던 것 같다. 너무 우승만 바라본다는 것도 솔직히 1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시합을 하는 가운데에서 나에게 너무 압박이 되는 것 같다. 주어진 상황에 집중을 하는 것이 선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작년에 이 대회에서 성적이 안 좋았는데, 그때는 좁은 무대에서 활약을 할 때이고, 지금은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을 것 같다. 이런 점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우선 이 대회만 놓고 봤을 때는 지난 해 대회가 아쉬웠다. 사실 지난 해 이 대회에 참가하기 직전에 참가했던 일본 대회에서 성적이 굉장히 좋아 자만심이 있었던 것 같다. 시즌 초반이긴 했지만, 일본에서도 통했으니까 한국에 와서는 무조건 우승 찬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러면서 1, 2라운드 때 안풀리니까 조급했던 것 같은데, 이런 점이 교훈이 되어서 나머지 일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최경주, 양용은 선수와는 달리 큰 무대에서의 적응이 굉장히 빨랐는데 비결이 뭔가?
선배님들이 워낙 잘 해주셨고, 뒤를 이을 후배들이 많이 필요하다고 말씀도 하셨다. 내가 세 번 만에 큐스쿨을 통과해서 들어가게 된 것은 어쨌든 너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노승열 선수와 함께 PGA투어를 가면서 노승열 선수는 잘 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의문이 들었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통했지만 PGA투어에서는 얼마나 빠른 시간에 적응을 하고 통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막상 대회를 치르고 톱 선수들과 플레이를 해 보니 분명 차이는 있지만 큰 차이는 못 느꼈다. 해볼만하다고 느꼈다. 현재는 그 선수들을 이기기 위해서 뭐가 필요한지를 배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많은 분들이 우승을 바라시지만, 지금 내 생각엔 우승을 해서 기대치를 올려놓는 것 보다는 선배들처럼 10년, 20년 동안 하고 싶기 때문에 투어에 길게 남는 것을 꿈꾸고 있다. 여러가지 준비를 잘 해서 꾸준히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과 일본에서 활약할 때, 장타자라든지 여러가지 좋은 평가가 있었다. 지금은 숏게임도 매우 좋아졌다는 평을 듣는데, 본인이 생각했을 때 짧은 시간이었지만 업그레이드가 되었는데 몇 개월 동안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숏게임 기량을 향상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숏게임에 대한 부분은 내가 골프클럽을 놓을 때까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다만 이런 롱게임과 숏게임의 조화를 얼마나 잘 이뤄야 스코어로 연결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있다. 숏게임의 종류가 너무 너무 많다. 공부처럼 며칠 밤을 새면서 해도 잘 모를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드느냐의 문제 같다. 위기 때 얼마나 자신있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사실 지난 해 일본에서 플레이를 할 때까지만 해도 숏게임이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미국에 가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스터스에서 타이거의 칩샷을 보고서는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공을 컨트롤하는 것을 봤다. 이때까지 타이거가 했던 기적같은 샷에 대해 어느 정도 운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실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확실히 두 단계는 위에 놓이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을 보면서 자극이 많이 되었다.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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