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선은 자연스럽게 제구로 향한다. 올 시즌 그를 가장 괴롭힌 문제가 볼넷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9경기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타자를 윽박질렀던 그는, 올해 12경기 8이닝에서 평균자책점 12.38로 무너졌다. 8이닝 동안 볼넷 15개를 내주고 5월 13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후 그는 정우람 퓨처스 투수코치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체중 감량과 몸 만들기부터 투구 메커니즘까지 손봤고, 7월에는 일본 지바현의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스 랩에서 약 20일간 고속 카메라와 3D 모션캡처로 움직임을 분석했다. 정 코치는 서두르지 않았다며, 자신이 급해지면 독이 되기에 올해든 내년이든 서현이가 다시 본인의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본인의 공'이다. 제구는 조금씩 안정됐지만 퓨처스 실전 최고 구속은 148㎞였다. 보통 투수라면 충분히 빠르지만,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스피드가 무기였던 김서현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래서 복귀전에서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숫자보다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을 먼저 봐야 한다. 150㎞를 다시 넘고, 그 공을 망설임 없이 던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좋은 참고 사례는 KIA 이의리다. 제구에 물음표가 따라붙던 그는 일본 연수 후 자신감을 회복하며 힘 있는 공을 앞세웠고, 타자를 힘으로 몰아붙이는 능력이 살아나자 약점이 덜 부각됐다. 상대가 두려워할 공을 먼저 만들고 제구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김서현도 같은 길을 갈 필요가 있다. 그의 목표는 제구형 투수로의 변신이 아니라, 폭발적인 힘을 유지한 채 그 공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것이다. 복귀전에서 볼넷 하나가 늘었다고 지난 몇 달의 재정비가 실패했다고 보는 것은 성급하다. 먼저 150㎞를 넘는 힘 있는 공이 돌아온다면, 김서현의 복귀는 이미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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