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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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US오픈만 남았다' 셰플러 디오픈 우승, 통산 메이저 4승...커리어 그랜드슬램 코앞

메이저 통산 4승…커리어 그랜드슬램에 US오픈만 남겨

2025-07-21 12:35

디오픈 우승 트로피 '클라레저그'를 들고 기뻐하는 셰플러. / 사진=연합뉴스
디오픈 우승 트로피 '클라레저그'를 들고 기뻐하는 셰플러. / 사진=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2025시즌 마지막 메이저 무대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정상에 올랐다.

셰플러는 21일(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파71)에서 막을 내린 디오픈(총상금 1천70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기록해 총합 17언더파 267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위 해리스 잉글리시(미국)와 4타 차로 여유있게 승부를 마감한 셰플러는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 続이어 올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2022년과 작년 마스터스 챔피언에 오른 셰플러의 메이저 통산 우승은 이제 4회가 됐다. 이제 US오픈만 정복하면 역사상 6명만이 달성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이룰 수 있는 위치에 섰다.

특히 셰플러는 올해 4개 메이저 대회 모두에서 톱10 안에 드는 놀라운 일관성을 보여줬다. 마스터스 4위, US오픈 공동 7위에 이어 이번 우승까지 더했다.

이번 승리는 지난달 2일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후 약 한 달 만의 PGA 투어 우승이자 시즌 네 번째 승리다. 통산 PGA 투어 우승은 17승으로 늘어났다.

최근 2시즌 동안 11승(작년 7승, 올해 4승)을 쌓아올린 셰플러는 이 가운데 메이저에서만 3승을 따내며 현재 최고 선수임을 재확인했다.

올해 참가한 16개 대회에서 13차례 톱10에 진입했고, 이번 대회까지 11개 대회 연속 톱10이라는 무서운 안정감을 과시했다.

셰플러는 타이거 우즈 이후 세계 1위 자격으로 디오픈을 제패한 두 번째 골퍼라는 특별한 기록도 남겼다.

셰플러의 아이언 샷. / 사진=연합뉴스
셰플러의 아이언 샷. / 사진=연합뉴스
'선두 방어의 달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에도 완벽했다.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시작한 14차례 대회에서 9번 우승했고, 최근에는 10연승 중이다. 공동 선두까지 포함하면 18번 중 12번 우승하며 11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메이저에서는 4번 모두 최종 라운드 선두로 시작해 모두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310만 달러 우승 상금으로 시즌 상금을 1천920만 달러까지 끌어올린 셰플러는 3시즌 연속 상금 2천만 달러 돌파도 거의 확정 지었다.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의 올해의 선수 경쟁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대회 전 "모든 우승은 덧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던 셰플러는 우승 후 "우승을 확정하고 18번 홀을 올라가는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라며 "이런 성취를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력과 함께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하다. 72홀 내내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번 대회는 정신적으로 내가 치른 최고의 경기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4타 차 선두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에서 셰플러의 낙승은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2위 리하오퉁(중국)은 DP월드투어에서 4승을 올렸지만 PGA 투어 우승 경험이 없고, 메이저에서는 2017년 디오픈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풀렸다. 1번 홀(파4) 탭인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한 셰플러는 난코스 4번 홀(파4)에서도 정교한 두 번째 샷으로 또 다른 버디를 추가했다.

2번과 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리하오퉁이 7타 차 공동 2위로 밀려나자, 셰플러는 5번 홀에서 한 번 더 버디를 잡아 추격의 불씨를 완전히 꺼버렸다.

6번 홀(파3)에서 그린을 37야드나 언더한 상황에서도 파를 살렸고, 7번 홀(파5)에서는 4.5미터 파 퍼트를 성공시키는 등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했다.


환호하는 셰플러. / 사진=연합뉴스
환호하는 셰플러. / 사진=연합뉴스

셰플러가 독주하자 오히려 준우승 다툼이 더 흥미진진했다. 리하오퉁은 매킬로이, 잉글리시, 크리스 고터럽(미국) 등의 거센 추격에 시달렸다.

홈 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은 매킬로이가 7번 홀까지 2타를 단축하며 2위로 올라왔지만, 셰플러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셰플러에게 유일한 위기는 8번 홀(파4)에서 찾아왔다. 페어웨이 벙커에서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하는 실수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4타 차 선두였고, 바로 다음 9번 홀(파4)에서 버디로 반격해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

2007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이후 18년 만에 디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고도 우승한 선수라는 진기록만 추가했다.

직전 주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챔피언 고터럽이 13번 홀까지 4타를 줄이며 맹추격했지만 여전히 4타 차였다.

12번 홀(파5)에서 한 번 더 버디를 추가한 셰플러는 이후 타수를 더 줄이지는 못했지만 위협적인 추격 없이 편안하게 우승 테이프를 끊었다.

준우승 경쟁에서는 잉글리시가 승자가 됐다. 12번 홀 이글과 16·17번 홀 연속 버디로 후반 5언더파 66타를 몰아친 잉글리시가 치열한 2위 다툼을 제압했다.

잉글리시는 전담 캐디가 30년 전 마약 전과로 영국 입국 비자를 받지 못해 스페인에서 급히 날아온 아브라함 안세르(멕시코)의 캐디를 임시 고용하는 우여곡절 끝에 디오픈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PGA 투어 5승의 잉글리시는 지난 5월 PGA 챔피언십에서도 셰플러 다음인 2위에 올랐었다.

이동하는 로리 매킬로이. / 사진=연합뉴스
이동하는 로리 매킬로이. / 사진=연합뉴스
고터럽은 4타를 줄여 3위(12언더파 272타)에 올라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6언더파 65타를 몰아친 윈덤 클라크(미국)와 2언더파 69타의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이 공동 4위(11언더파 273타)를 차지했다.

생애 첫 메이저 최종 라운드에서 세계 1위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하는 특별한 경험을 한 리하오퉁도 1타를 줄여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10번 홀 더블보기로 역전 희망이 사라진 매킬로이는 2언더파 69타로 공동 7위(10언더파 274타)에 머물렀다.

작년 디오픈 챔피언 잰더 쇼플리(미국)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여 공동 7위까지 올라오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임성재는 4오버파 75타를 쳐 공동 52위(이븐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는 마스터스에서 공동 5위에 오른 바 있지만, 나머지 3개 메이저에서는 한 번 컷 탈락하고 두 번은 50위권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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