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사의 스포츠용어 산책 760] 육상에서 ‘뒷바람(tailwind)‘이 기록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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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7-2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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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 초속 0.9m 뒷바람 상황에서 9초58의 100m 세계최고기록을 세웠던 우사인 볼트. 허용기준인 풍속 초속 2m의 바람을 이용했으면 그의 기록은 더욱 단축됐을 것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3살의 젊은 청년 미당(未堂) 서정주는 1935년 ‘스물 세햇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로 널리 알려진 시 ‘자화상’을 발표했다. 자연의 바람이 자신을 키웠다는 낭만적인 표현이다. 젊음의 방황과 시련을 바람으로 비유한 것이다. 서정주가 문학적으로 비유했지만에 바람에는 순풍(順風)과 역풍(逆風)이 있다. 순풍은 말 그대로 순하게 부는 바람이며, 역풍은 바람을 안고가는 바람이다. 순풍은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 , 역풍은 그 반대로 어려움을 겪을 때 각각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기도 하다.

한자어인 순풍은 우리 말로 ‘뒷바람’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tailwind’라고 말한다. 영어에서 꼬리라는 의미인 ‘tail’을 쓴 것은 비행기의 후단인 꼬리부분을 밀어서 속도를 높여 빨리 날아가게 하는 바람이라는 뜻으로 보인다. 역풍은 우미 말로 ‘앞바람’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headwind’라고 말한다. 머리를 의미하는 ‘head’를 붙인 것은 비행기의 머리부분을 밀어서 속도를 낮춘다는 의미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육상에선 기록관리를 위해 역풍인 ‘앞바람’보다 순풍인 ‘뒷바람’에 민감하다. 뒷바람을 타면 전혀 예상밖의 좋은 기록이 나오는 반면, 앞바람을 타면 기록이 오히려 뒤처진다. 특히 100m, 200m 등 단거리 종목은 바람의 도움을 받는 허용하는 기준을 정해놓았다.

일본 TV 방송에선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육상 100m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게이틀린(40·미국)을 출연시켜 바람의 효과가 기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실험방성을 했던 적이 있다. 대형 선풍기를 출발선과 달리는 구간 등에 설치해 풍속 초속 20m의 뒷바람을 내도록했다. 뒷바람의 도움을 받은 게이틀린은 우사인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현재 세계최고기록 9초58보다 빠른 9초45이라는 인간의 한계로는 넘을 수 없는 기록을 세웠다.


세계육상연맹은 단거리 세계최고기록에 대한 뒷바람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 뒷바람 평균초속 2m 이내를 공인기록의 허용한도로 정한 것이다. 풍속계는 직선 주로의 스타트 라인과 결승선의 거의 중간의 제 1레인에서 약 1m 떨어진 필드내에 지상으로부터 1.22m높이에 설치한다. 계측시간은 경기종목에 따라 출발신호로부터 100m와 200m는 10초간, 100mH와 110mH는 13초간이다. 200m는 곡주로를 사용하는 경주임으로 중간직주로의 연장 교차상에 주자에게 장애가 되지 않는 곳에 깃발을 세워 선두 주자가 그 위치에 다다랐을 때부터 계측한다.

육상 경기에서 ‘바람’ 때문에 세계기록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는 흔하다. 지난 64년 도쿄올림픽 당시 남자1백m 우승자인 미국의 로버트 헤이스(10초F)가준결승서9초9를 끊어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마의 10초벽을 깨는 신기원을 열었으나 바람의 도움이었다는 판정결과로 기록을 인정받지 못했다. 지난 83년 4월 미국의 칼 루이스는 당시 세계신기록인 9초93을 작성하고서도 규정 풍속을 0·3m 초과한 때문에 기록 인정을 받지 못했다. 볼트가 9초58의 세계최고기록을 세울 당시 약한 초속 0.9m의 뒷바람이 불었다. 만약 볼트가 바람을 허용하는 최상 수준인 초속 2m 바람이 불었다면 기록은 더 당겨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게 육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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