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84] 올림픽에서 왜 ‘국가(National anthem)’가 연주되는 것일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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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5-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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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시상대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국가 대신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연주를 들은 뒤 환호하는 모습. 아래 사진은 차이코프스키.
2020 도쿄 여름올림픽과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시상대에 오를 때 국가가 아닌 러시아 음악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이 웅장한 오프닝으로 연주됐다. 이 곡은 피아노라는 악기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하더라도 그 유명세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작이다. 차이코프스키 곡이 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가로 소환된 것은 공식적인 러시아 국가가 올림픽에서 금지됐기 때문이었다.

2019년 도핑 샘플을 조작한 러시아는 세계반도핑기구(World Anti-Doping Agency)으로부터 4년 동안 올림픽을 포함한 모든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출전이 금지되는 중징계를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국가 대신 개인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러시아 선수들이 다른 방식으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러시아 선수단은 ‘러시아’라는 국가이름 대신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라는 이름을 달고 출전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여전히 흰색, 파란색, 빨간색의 러이사 국기 색상을 착용하지만 국가 표시를 할 수 없었다. 러시아 국가인 'Rossiya – svyashchennaya nasha derzhava'‘도 물론 금지됐다. IOC가 국가 대신 허용한 것은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곡이었다.

원래 올림픽에서 우승팀이나 우승한 선수의 국가가 연주되기 시작한 것은 1924년 파리올림픽부터였다. 당시부터 국기 게양과 함께 국가가 연주됐던 것이다. 당시 파리올림픽에선 올림픽 마크도 선을 보였는데 참가국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올림픽의 연대감을 높이기 위해 국가 연주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라는 말은 영어 ‘National anthem’을 번역한 일본식 한자어이다. ‘나라 국(國)과 ’노래 가(歌)‘자가 합성한 국가는 사전적 의미로 나라의 이상(理想)과 기개(氣槪)를 나타낸, 의식(儀式) 때 부르도록 지어서 작정(作定)한 노래이다. 일본이 1868년 메이지유신에 성공한 뒤 현대식 국가체제를 갖추기 위해 ’기미가요‘를 1888년부터 국가로 쓰면서 널리 쓰이게 된 게 국가라는 말이다. (본 코너 682회 ’왜 ‘Olympic anthem’을 ‘올림픽 국가’ 또는 ‘올림픽 찬가’라고 말할까‘ 참조)

올림픽 규정에 따르면 국가는 80초를 초과할 수 없다. 이는 일부 국가에서 국가의 단축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는 원하는 경우 해당 국가 대신 다른 국가를 선택할 수도 있다. 통독이전 서독과 동독은 분단국가임에도 불구하고 1956년 멜버른올림픽부터 1964년 도쿄올림픽까지 독일 연합팀으로 참가하면서 국가간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 베토벤의 교황곡 9번 ‘환희의 송가’를 연주곡으로 선택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선 구소련이 시상식에서 이 곡을 연주곡으로 결정하기도 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선 몇몇 비공산 국가들은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를 연주곡으로 삼았던 전례도 있었다.

아마도 한국이 북한과 함께 단일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날이 오면 남북한의 각기 국가 대신 ‘아리랑’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아리랑’은 이미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남북단일팀이 파란 한반도 깃발과 함께 시상대에서 사용한 곡이기 때문이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은 단체전에서 현정화와 북한 이분희가 주축이 된 단체전에서 우승을 했었다.

우리나라 스포츠팬들은 각종 올림픽 시상식을 통해 세계 주요 국들의 국가를 많이 들어 귀에 익었다. 일본 ‘기미가요’, 미국 ‘The Star-Spangled Banner’, 중국 ‘의용군 행진곡’, 프랑스 ‘라 마르세예즈’ 등을 평창 겨울올림픽과 도쿄 및 베이징올림픽 등에서 TV 중계를 통해 자주 들었다. 한국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애국가를 들으며 뜨거운 감동을 느끼며 따라 부르기도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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