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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는 2021 KBO 리그]⑪계약기간 2년의 새내기 감독들, 2022시즌에는 누가 남고 누가 떠날까?

2021-12-17 10:24

2021시즌 KBO 리그가 시작할 때 새내기 감독은 4명이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으로 한화 이글스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제외하면 토종 감독은 3명이다.

심판에게 어필을 하고 있는 LG 류지현 감독
심판에게 어필을 하고 있는 LG 류지현 감독
키움 히어로즈의 홍원기 감독(48),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49),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50)이 바로 그들이다.

똑같이 2년 계약을 맺었다. 류 감독이 계약금 3억원에 연봉 3억원으로 총액 9억원, 김원형 감독이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5천만원으로 총액 7억원, 홍원기 감독이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으로 총액 6억원이다. 묘하게 나이 순서에 따라 총액이 많았다.

모두 수석코치 출신이지만 내용은 조금씩 달랐다. 류지현 감독은 LG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해 코치-수석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오른 명실상부한 원클럽맨이다. 홍원기 감독은 선수생활은 한화-두산-현대를 거쳐 13년 동안 히어로즈에서 지도자로 한우물만 팠다.

반면 김원형 감독은 팀 매각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기는 했지만 SK(현 SSG)에서 선수-코치를 거쳐 최근 4년을 롯데-두산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이 때문일까? 감독 취임 일성의 뉘앙스도 조금씩 달랐다.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키움 홍원기 감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키움 홍원기 감
홍원기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열정적인 야구를 선보이겠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표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신나게 야구를 하면 팬들도 더불어 신이 난다. 우승은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우승에서는 한발을 뺐으나 가을 야구 진출에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달리 김원형 감독은 성적에 관한 대답에는 신중했다. "지난 4년동안 다른 팀에서 코치를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그 경험을 토대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이야기만 했을뿐이다.

그리고 이들 세 감독들은 나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한해를 마쳤다.

LG 류지현 감독은 3강으로 시즌 막판까지 선두 다툼을 벌인끝에 정규리그 3위로 마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과 SSG 김원형 감독은 10월 30일 2021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코칭 스태프와 함께 심각한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SSG 김원형 감독
코칭 스태프와 함께 심각한 모습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SSG 김원형 감독
전날까지 키움에 반게임 앞서 5위였던 SSG는 선두 싸움을 벌인 kt에 희생양(?)이 된 반면 키움은 9위를 확정한 KIA를 누르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결국 키움이 막차로 가을야구에 합류하고 SSG는 반게임차 6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키움이나 LG가 가을야구에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두산의 제물이 되고 말았지만 어찌보면 이들 세 감독의 취임때 했던 이야기들이 그대로 현실이 된 듯한 느낌마저 준다.

정규리그 순위표로 보면 첫해 새내기 감독으로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평소 야구철학대로 팀을 이끌고 그렇게 팀 컬러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키움이 열정적인 야구를 보여준 것 같지도 않고 LG가 선수와 팬들이 함께 신이나는 야구를 한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한 SSG는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합류로 팬심을 끌어들이며 홈런군단의 위용을 과시했지만 결정적인 고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주었다.

사실 새 감독이 부임해 첫해부터 자신의 색깔을 팀에 입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같은 팀에서 코치를 오래 한 뒤에 감독으로 취임을 했다고 해도 팀마다 내려오는 전통이나 선수들의 습관 등 팀 컬러를 한꺼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새 감독에게 2년이란 계약기간은 더없이 짧을 수밖에 없다. 또한 새내기 감독들은 짧은 계약기간내에 원하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무리를 해야하고 자신의 평소 지론과는 다른 야구를 펼치기도 한다.

그렇다고 감독 2년차에 성공한 감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NC 이동욱 감독, kt 이강철 감독, 삼성 허삼영 감독이 있다. 당연히 감독 첫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룬 두산의 김태형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kt 이강철 감독은 당초 3년 계약을 맺었으나 2년의 성과로 남은 1년 계약을 무효로 하고 3년 재계약을 했다. [사진 kt 위즈]
kt 이강철 감독은 당초 3년 계약을 맺었으나 2년의 성과로 남은 1년 계약을 무효로 하고 3년 재계약을 했다. [사진 kt 위즈]
2018년 꼴찌였던 NC를 2019년 2년 계약 감독 부임 첫해에 5위로 끌어 올린 이동욱 감독은 2년이 채 되기도 전인 2020년 1월 1년 추가 계약을 발표했고 이해 통합우승을 하자 이례적으로 계약 마지막해인 올해 5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총액 21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에 재계약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2019년 지휘봉을 잡으면서 계약금과 연봉 각 3억원씩 3년 계약을 했다. 그리고 바닥권인 kt를 6위로 끌어 올리고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하면서 남은 1년 계약을 무효로 하고 2021시즌부터 새롭게 3년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연봉 각 5억원씩 총액 20억원이다.

또한 계약 2년차인 삼성 허삼영 감독은 5년동안의 암흑기를 걷어내고 삼성을 정규리그 공동 1위로 올려놓았다. 허 감독이 내년에도 삼성을 가을야구로 이끈다면 재계약을 바라 볼수도 있다.

계약기간 2년 마지막을 맞는 세 감독들이 그려낼 2022시즌 누가 떠나고 누가 살아남을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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