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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76] 왜 ‘띠’라고 말할까

2021-12-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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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실력 등급을 나타내는 띠를 차고 수련을 한다. 사진은 다양한 색깔의 띠를 두른 외국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한국인 태권도 사범.
태권도는 도복을 착용할 때 여러 색깔의 띠를 두른다. 검은 띠는 유단자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여러 띠 가운데 최고수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국기원으로부터 태권도 명예 9단을 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네티즌들의 조롱이 쏟아졌다. 비록 명예로 주었지만 태권도를 정식으로 수련하지 않고서 검은 띠 가운데 최고수인 9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태권도 검은 띠를 딴 사람으로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 9단은 그랜드 마스터 등급이다. 믿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실제로 태권도 승단은 일정한 기한이 지나야만 응시할 수 있다. 5단에서 6단으로 가는데만 최소 5년이 걸린다. 8단에서 9단은 9년이 걸린다. 이렇게 1단부터 9단까지 최소 38년이 걸린다.

원래 띠는 한자어 ‘대(帶)’를 우리나라말로 부르는 말이다. 한자를 발음할 때는 훈독과 음독이 있는데 띠는 ‘띠 대’를 훈독으로 발음한 것이다. 훈독은 한자라는 외국 글자를 우리나라 사정에 맞게 익히기 위해 생겼다. 예를들어 ‘나무 목(木)’이라는 한자에서 나무는 훈독이며 목은 음독이다. 나무는 우리나라 말, 목은 해당 한자의 중국음성을 우리나라식으로 다듬은 것이다. 띠도 중국음성을 우리나라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띠를 영어로는 ‘belt’라고 말한다. 검은 티는 ‘black belt’라고 부른다.

원래 띠는 장식구의 일종이다. 허리나 머리에 두르는 가늘고 긴 물건이다. 태권도, 유도 등 무도에서는 이 띠의 색깔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도복을 입을 때 바지와 저고리의 연결 관계를 맺어주는 허리띠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위계를 나타내는 다른 의미를 갖기도 한다.

이경명의 태권도용어사전에 따르면 유급자용 띠는 주로 하얀, 노랑, 초록, 파란, 빨강 등 오방색으로 나뉜다. 품 띠의 색상은 빨강색과 검정색이 반반씩 차지하고 있다. 15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단 과정의 보유자를 품이라고 부른다. 15세가 되면 바로 유단자로 전환되며 본인의 신청에 의해 국기원에서 유단자 증서가 발급된다. (본 코너 563회 ‘왜 태권도 유단자(有段者)는 검은 띠를 달까’ 참조)

따라서 태권도에서 띠라도 다 같은 띠가 아니다. 띠에는 수련생들의 노력과 결실이 맺어져 있다. 태권도 흰 띠는 처음 입문할 때 허리에 두르는 색상이다. 하얀 띠는 ‘무급자’라고도 부른다. 이는 대부분의 무도에서 초심자로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무(無)’를 상징한다.

하얀 띠에서 승급을 하면 노란 띠를 받는다. 수련을 시작하고 하얀 띠가 적응 단계였다면 노란 띠를 받은 뒤부터는 기본기를 본격적으로 배운다. 노란 띠에서 기본동작과 품새를 익히면 초록 띠를 받는다. 이 때부터 수련에 재미를 붙이는 단계이다 . 잘 안되던 동작이 조금씩 자연스러워 진다. 약간의 태권도 이론도 알게 된다.

파란 띠는 기본기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궁금증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자신의 실력과 다른 수련생들과 비교를 하고 싶은 단계이다. 일단 수련에 적응이 돼 부상 등의 위험이 일어날 수 있다. 파란 띠까지 마쳤으면 고급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 빨간 색 띠를 두른 이들은 유급자들 가운데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다. 기본기와 품새, 발차기 등을 자유자래재로 할 수 있는 실력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때는 태권도를 알지만 깊이있는 태권도를 모르기도 한다. 다만 겉으로 실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을 뿐이다. 태극 품새 1장부터 8장까지 암기, 숙련이 완성되는 단계이다. 승품 및 단 심사를 볼 수 있는 자격을 받는다. 만 15세 이하는 1품을 받으면 ‘유품자’ 자격을 받는다. 만 18세 이상부터는 ‘유단자’라는 칭호를 받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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