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 박정아는 예전 서브리시브가 불안해 목적타의 표적으로 여겨졌으나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새롭게 탈바꿈해 김연경과 함께 주포로 맹위를 떨쳤다. 사진은 일본과의 예선전 모습.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908073043053165e8e9410871751248331.jpg&nmt=19)
원래 서브는 배구 국제표준어 서비스(Service) 대신 사용하는 말이다. 본래 의미대로 경기를 시작하기 위해 상대에 볼을 넘겨주는 것이 서브의 목적이었다.(본 코너 466회 ‘서브(Serve)는 본래 스포츠를 즐기는 마음이 담긴 말이다’ 참조) 하지만 서브 개념은 현대 배구로 넘어오면서 점차 진화해 공격적인 방법으로 많이 활용됐다. 점프 서브는 공격 서브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특히 팀들은 리시브가 약한 선수쪽으로 서브를 넣어 서브 성공률을 높이며 득점을 올리는 방법을 많이 활용한다. 상대 리시브 라인의 ‘구멍’을 노리는 것이다.
이러한 서브를 목적타라고 말한 것은 아마도 일본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상대 선수를 ‘목표(目標,Target)’로 삼아 서브를 날려 목적을 이룬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말로 생각된다. 목표타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텐데, 목적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일본식 한자어 ‘목적(目的)’이 포괄적인 개념어로 적당하다고 인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목적이라는 한자어는 청일전쟁(1894년)이후 일본문화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은 뒤 많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다. 사전적 의미대로 실현하려고 하는 일이나 나아가는 방향을 뜻으로 사용됐다.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에 총 22회 사용한 것으로 나온다. 목적이 일본식 한자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배구가 정식종목으로 처음으로 채택되고 일본여자배구가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뒤 세계 배구를 주도하게되면서 일본식 배구 용어가 많이 만들어졌다. 속공,시간차 공격 등의 전술을 고안해낸 일본 배구는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남자배구까지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배구의 주류가 됐다. 목적타도 이런 일본 배구의 흐름 속에서 나온 것으로 사료된다.
목적타는 상대 약점을 파고드는 기본 중의 기본 전략이다. 주로 전위에 있는 상대 주포인 왼쪽 주공 2명을 향해 날린다. 리시브 부담을 가중시켜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반드시 전위가 아니더라도 리시브 실력에 관계없이 리시브 후 공격에 가담하는 공격수에게 부담을 주기 위해 목적타의 표적으로 삼는다. 국내 남녀 프로팀들이나 대학팀들은 서로 많은 경기를 갖기 때문에 어느 선수에게 목적타를 보내야 할 지 서로를 잘 안다. 기본기인 리시브 능력이 잘 갖춰지지 않은 선수를 파악해 집중타의 희생물로 삼는 것이다.
예전 여자대표팀에서 리시브가 약한 박정아에게 목적타가 몰린 적이 있었다.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박정아는 일본 등 상대팀에게 목적타를 많이 허용해 점수를 내주곤했다. 하지만 2020도쿄올림픽에서 박정아는 서브 리시브 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김연경과 함께 한국의 주공으로 맹위를 떨쳤다. 박정아의 리시브가 안정되면서 한국팀은 다양한 공격패턴을 보여주며 도미니카, 일본, 터키 등을 풀세트 접전 끝에 누르며 2012년 런던올림픽이후 9년만에 다시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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