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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의 꿈은 날아갔지만 막내 이의리, 김진욱은 희망을 쏘았다

2021-08-06 08:50

도쿄 올림픽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이의리[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이의리[연합뉴스]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일본과 미국에 연패하며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의 꿈이 날아갔다. 한국은 7일 낮 12시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갖는다. 일본과 미국의 결승전은 오후 7시에 열린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수확은 있었다. 바로 대표팀 막내인 이의리(KIA)와 김진욱(롯데)이 첫 국가대표에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KBO 리그에서 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대형 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도쿄 올림픽에서 두 차례 선발로 나섰다. 지난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와 5일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전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 초반에는 다소 흔들리기도 했으나 곧 안정을 찾았다.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면서 9회말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발판이 되었다.

이의리는 예선 라운드에서 2-4로 패한적이 있는 미국과의 준결승전에 다시 선발로 나섰다. 70개의 공을 던지고 사흘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선 이의리는 오히려 도미니카공화국때보다 더 안정감을 보였다. 주심의 들쑥날쑥한 볼 판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제구력도 나무랄데가 없었고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도 여유가 있었다.

5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이었다. 두 게임 합쳐 10이닝에 볼넷 4개에 탈삼진은 무려 18개나 된다.

메이저리그 통계 분석 전문 사이트인 팬그래프 닷컴은 9이닝당 삼진이 8.2개를 넘기는 평균 이상(Above Average)이라고 하고 9개를 넘으면 뛰어난(GREAT), 10을 넘기는 선수를 최고 등급인 Excellent로 나타낸다. 이를 이의리에 대입하면 5이닝에 9개씩의 삼진을 잡아낸 셈이므로 최고 등급 투수 반열에 올라 선 셈이다.

특히 이의리는 KBO 리그에서 71⅔이닝 동안 탈삼진 73개, 42개의 볼넷을 내줘 이닝 당 평균 탈삼진 1.02개, 볼넷 0.59개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닝 당 평균 탈삼진은 1.80개, 볼넷은 0.40개에 불과했다. 즉 KBO 리그때보다 더 부담감이 큰 올림픽에서 훨씬 더 잘 던졌다는 것이 기록으로도 증명이 되는 셈이다.

지난 4일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김진욱. 김진욱은 도쿄 올림픽 3게임에 나서 2이닝 무실점으로 불펜 역할을 100% 소화했다.[연합뉴스]
지난 4일 일본과의 승자 준결승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김진욱. 김진욱은 도쿄 올림픽 3게임에 나서 2이닝 무실점으로 불펜 역할을 100% 소화했다.[연합뉴스]
이런 이의리에 견주어 맡은 임무의 비중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김진욱의 불펜에서의 활약도 주목을 받았다.

김진욱은 이번 올림픽에 대체선수로 뒤늦게 발탁됐다. KBO 리그를 발칵 뒤집어 놓은 '원정 호텔 유흥 파문'으로 NC 내야수 박민우가 대표팀에서 사퇴하자 김경문 감독이 좌완 투수 보완을 위해 김진욱을 선택했다. 다른 2루수 발탁을 기대했던 많은 팬들이 김진욱의 발탁에 강한 의문을 표시하면서 아무 죄도 없는 김진욱이 온몸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국가대표로 합류한 김진욱은 비록 패전조에 속했지만 맡은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미국과의 예선 라운드에서 1-4로 뒤지던 7회말 2사후 등판해 공 10개로 2명의 타자에게 연속 삼진 아웃을 이끌어냈다. 4일 일본전에서도 패색이 짙은 8회말에 고우석에 이어 바톤을 이어받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패자 준결승전에서 미국과 다시 만나 6회말 원태인, 조상우가 마무리하지 못하고 대량실점으로 1-7까지 벌어진 2사 1루에서 트리스턴 카사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7회에도 그대로 나서 두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올림픽 3경기에 등판해 2이닝 동안 3탈삼진 무실점이었다.

이제 올림픽 대표팀은 도미니카공화국과의 3~4위전을 마치고 귀국하면 다음주 10일부터 KBO 리그가 한달간의 휴식을 끝내고 후반기에 들어간다.

8위 롯데와 9위 KIA로서는 '호텔 유흥'으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주전 4명의 공백이 생긴 NC와 핵심 선발 한현희와 안우진이 빠진 키움을 따라 잡아야 가을야구에 희망을 걸어 볼수 있다.

올림픽을 통해 대형 투수로 성장 가능성의 희망을 쏜 이의리와 김진욱이 후반기 KBO 리그에서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지 사뭇 기대된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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