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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31] 축구 경기시간은 왜 90분일까

2021-03-25 14:24

 축구선수들은 전후반 45분씩 총 90분간 승부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 손흥민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축구선수들은 전후반 45분씩 총 90분간 승부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사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훗스퍼 손흥민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인축구 경기는 전반 45분, 후반 45분으로 나눠서 총 90분간 갖는다. 선수들은 제한된 90분 시간안에 승부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팬들은 90분간 벌어지는 드라마를 즐긴다. 전·후반 45분은 공이 아웃됐을 때도 멈추지 않는 시간을 의미한다. 경기의 끝은 풀타임(Full Time)이라고 말하는데 주심의 휘슬에 의해 경기가 종료된다. 보통 추가시간(Additional Time)은 선수 교체나 경기가 일시 중단된 시간 등을 고려해 주어진다. 하지만 전체 경기 시간은 90분으로 정해져 있다.

축구 경기시간이 90분이 된 것은 초창기 영국 축구에서부터 비롯됐다. 통일된 경기 규칙이 만들어지기 이전 축구 경기시간은 제 각각 이었다. 학교나 지역에 따라 많이 달랐다. 경기 시간보다는 승부를 가리는 것이 더 중요해 3시간씩 경기를 하기도 했다. 어느 한 쪽이 이길 때까지 경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일부에서는 선수와 관중들을 고려해 시간을 제한해 전·후반 1시간씩 하는 데도 있었고, 1쿼별로 15분씩 나눠 4쿼터를 하기도 했었다.

90분 경기를 어디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는가에 대해선 다양한 설들이 난무하지만 경기 규칙이 여러 번 바뀌면서 경기시간이 90분이 된 것은 분명하다. 영국 축구역사에 따르면 셰필드 규칙이 경기시간을 적용한 주요한 규칙이었다. 이 규칙은 셰필드에서 시작해 영국 중부와 북부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셰필드 규칙은 전후반으로 경기를 나눠 1시간씩 경기를 갖는 것이었다. 1866년 서로 다른 경기시간을 적용했던 셰필드와 런던지역 협회는 경기를 갖기위해 경기시간에 대한 합의를 해야했다. 양 협회는 선수들이 적당한 운동량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을 총 90분 정도가 좋다는데 합의해 역사상 첫 90분 경기를 갖게됐다.

1877년 셰필드 축구협회와 영국축구협회(FA)는 일련의 규칙을 통합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경기시간 90분은 1897년에 가서야 결실을 맺게 됐다. 20년이나 걸린 것을 보면 그만큼 90분 경기시간으로 통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897년 규칙도 경기를 갖기 전 양팀이 별도의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90분으로 한다고 명시해 일부 팀들은 다른 경기시간으로 경기를 갖기도 했다. FA 규칙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추가시간을 둘 것을 명시했는데 이러한 룰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1891년 잉글랜드 지역 경기서는 1-0으로 지고있던 팀이 종료직전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공을 가지러가는 사이 90분 시간이 지나 페널티킥을 차지 못하고 경기가 끝나는 진풍경도 있었다고 한다.

1922년 독일챔피언십 결승전서는 함부르크와 뉘른베르크와의 90분 경기가 2-2 동점을 기록했다. 두 팀은 골든골 방식으로 99분간 더 경기를 가졌으나 일몰로 인해 끝내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쳐야 했다. 7주후 다시 경기를 가진 양팀은 추가시간 하프타임때까지 누른베르크가 부상과 퇴장처분으로 인해 7명으로 경기를 가질 수 밖에 없게 되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함부르크는 우승 트로피를 수상하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경기 시간을 90분간 갖더라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여전히 국가마다 다른 경기방식을 가졌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지난 2017년 전후반 45분씩 치렀던 축구 경기의 시간을 전후반 30분씩 60분으로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안을 제시한 적이 있었다. ‘플레이 페어(Play Fair)’라고 이름이 붙은 이 제안은 축구 경기 시간을 현행 90분에서 60분으로 크게 줄이는 방안이었다. IFAB는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다양한 경기 지연행위를 엄중하게 다스리고자 했다. 프리킥이나 코너킥 시 드리블로 경기를 시작하는 방법과 골키퍼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동료에 패스 허용, 그리고 페널티킥 저지 시 곧바로 골킥을 주는 등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130여년간 이어져 온 기존의 경기 방식을 크게 바꾸는 것이어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실현되지 못했다.

현재 FA 규칙에는 경기 시간과 관련, ‘경기 시간은 연장전 30분이 진행되는 본 대회 규칙에 규정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90분이다. 심판은 룰에 따라 사고 또는 기타 원인으로 인해 손실된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이에 대한 결정은 이의 대상이 아니다. 하프 타임은 15분이다. 양팀은 킥 오프 5분전에 경기장에 입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세계축구는 공식 경기시간은 90분을 지키고 있지만 추가시간이나 비디오 판정 도입 등으로 시대에 맞게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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