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에어는 크다는 의미인 'big’과 공기를 뜻하는 'air'의 합성어이다. 어원적으로 해석하면 문자 그대로 '거대한 공기', 즉 '오랫동안 공중에 머무는 큰 체공'을 의미한다. 스키에서 빅에어는 단순한 기술의 이름이 아니다. 오늘날에는 하나의 큰 점프대에서 공중 기술을 겨루는 프리스키 경기 형식을 가리킨다. 한 번의 점프에서 얼마나 높이, 멀리, 어렵고 완성도 높은 기술을 보여주느냐가 핵심이다. (본 코너 1912회 ‘왜 ‘스키 점프’라고 말할까‘, 1913회 ’왜 ‘프리스타일 스키(freestyle skiing)’라고 말할까‘ 참조)
초창기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에서 선수들은 자연 지형이나 소규모 언덕을 이용해 점프를 즐겼다. 그러다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고 점프대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어마어마한 체공 시간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점프"를 뜻하는 슬랭으로 이 용어가 굳어졌다. 즉, 기술의 난이도와 위험성, 그리고 공중에 머무는 찰나의 체공감을 가장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표현한 단어인 것이다.
빅에어라는 용어의 뿌리를 깊게 파고들면, 이는 전통적인 동계 스포츠의 정형화된 틀보다는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스키의 서브컬처(subculture)에 닿아 있다. 1990년대 스노보드와 뉴스쿨 스키가 언더그라운드 문화로 성행하던 시절, 도심이나 스키장 파크에서 보더와 스키어들은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오르는 행위 자체에 열광했다.
그들에게 '에어(air)'를 취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중에 뜬다는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지상의 제약과 중력으로부터 벗어난 절대적인 자유를 상징했다. 그 '에어' 앞에 '빅(big)'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극한의 스릴과 짜릿한 해방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정체성이 완성됐다.
빅에어가 올림픽 공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것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스노보드 종목에 남녀 빅에어가 먼저 신설됐다. (본 코너 1914회 ’왜 ‘스노보드’라고 말할까‘ 참조) 평창 올림픽 당시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를 활용해 경기가 치러졌고, 이후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 등에서는 설원이 아닌 대도시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철골 점프대를 설치하여 대회를 개최하는 등 올림픽 이후 대중성과 흥행성을 극대화한 종목으로 평가받았다. 평창 대회 스노보드 빅에어 여자부에서는 안나 가서(오스트리아)가, 남자부에서는 세종 세무덴(캐나다) 등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역사의 포문을 열었다.
스노보드의 빅에어가 폭발적인 흥행을 거두자, 국제스키연맹(FIS)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프리스타일 스키에도 빅에어를 도입했다. 스키 빅에어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프리스타일 스키의 가장 최신 종목으로 올림픽 무대에 데뷔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과거 제철소였던 '서우강(shougang)' 산업 단지의 거대한 냉각탑을 배경으로 빅에어 경기장(수상따오)이 건설되어, 철강 구조물과 하얀 눈이 어우러지는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인 풍경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베이징 대회 스키 빅에어 남자부에서는 비르크 루드(노르웨이)가, 여자부에서는 중국계 슈퍼스타 구아이링(에일린 구)이 초대 금메달의 영예를 안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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