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30(수)

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21] 스키에서 왜 ‘에어리얼(aerials)’이라 말할까

2026-09-30 06:50

스키 에어리얼 연기 장면.[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키 에어리얼 연기 장면.[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키 점프의 스릴과 체조의 화려한 공중 곡예가 결합된 스키 에어리얼(Ski Aerial)은 겨울스포츠 중 가장 눈부신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종목이다. 스키 점프의 스릴과 체조의 화려한 공중 곡예가 결합하면서 눈덮인 설원을 박차고 올라가 중력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에어리얼'은 영어 형용사 aerial(공기의, 공중의)에서 직접 유래했다.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 ‘aer(공기, 대기)’에서 파생된 라틴어 ‘aerius’를 거쳐 영어로 정착했다. 문자 그대로 직역하면 '공중의(in the air)'또는 '공중에서 행해지는'이라는 뜻이다. 지면을 떠나 공중(air)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기술이나 동작을 포괄하는 명칭으로 진화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1990년대 이후 에어리얼이라는 말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91년 12월26일자 ‘허공에 물구나무’ 사진 설명기사에서 이 말을 사용했다. 이 기사는 스키 전문 용어가 국내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소개되던 시기라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특히 '허공에 물구나무'라는 표현은 스키 에어리얼의 핵심을 직관적이면서도 시적으로 너무나 잘 담아낸 훌륭한 비유인 것으로 보인다.

원래 스키 역사에서 공중 동작은 프리스타일 스키의 전신인 '프리스타일(freestyle)' 또는 '휘슬러 호핑'등으로 불리며 종합적인 기예의 일부로 다뤄졌다. 1920~1930년대 노르웨이와 미국 등지에서 스키어들이 점대(kicker)를 이용해 도약하며 공중 재주넘기를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를 통틀어 '아크로바틱 스키(acrobatic skiing)' 혹은 '스키 발레' 등과 함께 불렸다. (본 코너 1913회 ‘왜 ‘프리스타일 스키(freestyle skiing)’라고 말할까‘ 참조)

1960년대 후반 프리스타일 스키가 현대적인 스포츠 체계를 갖춰가면서, 종목의 세부 특성에 따라 명칭이 정립됐다. 모굴(moguls), 아크로(acro), 그리고 공중 곡예에 특화된 종목이 바로 에어리얼(aerials)이라는 고유 명칭을 얻게 됐다. 즉, 기술이 일어나는 공간적 특성(공중)이 그대로 종목의 이름이 된 것이다. (본 코너 1920회 ’스키에서 왜 ‘모굴(mogul)’이라 말할까‘ 참조)


프리스타일 스키가 올림픽 무대에 처음 선보인 것은 1988년 제15회 캐나다 캘거리 동계올림픽이었다. 당시 에어리얼은 모굴, 스키 발레(아크로)와 함께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어 세계 올림픽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정식 메달이 걸리지는 않았지만, 관중들에게 설원에서 펼쳐지는 공중 곡예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모굴 종목이 먼저 프리스타일 스키 최초의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어지는 1994년 제17회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에서 드디어 에어리얼이 남·녀부 모두 정식 메달 종목으로 승격됐다. 이 대회부터 올림픽 공식 기록으로 메달 주인이 가려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에어리얼은 남녀 개인전(각각 남/여 싱글) 체제로 운영되어 왔으나, 종목의 재미를 더하고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 변화가 생겼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부터 혼성 단체전이 새로운 정식 종목으로 올림픽 무대에 추가됐다. 국가당 남녀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루어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팀워크와 박진감이 한층 더 강화됐다.

스키 에어리얼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공중에서 탄다는 것을 넘어, 이 종목이 추구하는 궁극의 미학을 담고 있다. 선수가 도약대를 떠나 착지하기까지 약 3~4초의 시간 동안, 에어리얼리스트들은 다중 공중동작과 비틀기를 수행합니다. 에어리얼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볍고 창공을 가르는 느낌은 이 짧은 순간의 경이로움을 완벽히 대변한다. 에어리얼은 단순히 높이 나는 것뿐만 아니라, 공중(air)에서의 자세와 정확성, 그리고 지면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것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종목이다. 이름에 걸맞게 '공중을 어떻게 지배하는가'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다. 하얗게 빛나는 도약대를 박차고 오르는 모습을 볼 때, '에어리얼'이라는 이름처럼 온전히 공중에 머무는 그 찬란한 순간을 더 깊이 음미해 보시길 바란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