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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920] 스키에서 왜 ‘모굴(mogul)’이라 말할까

2026-09-29 05:42

 스키 모굴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키 모굴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키에서 파인 눈 언덕 사이를 묘기처럼 빠져자오는 종목이 있다. 바로 ‘모굴(mogul)’이다. 거친 눈밭 위를 뱀처럼 유연하게 타고 넘는 이 종목의 이름은 보기만 해도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원래 모굴이라는 단어는 원래 스키 용어가 아니었다. 원래 이 단어는 '작은 언덕'이나 '돌출부'를 뜻하는 옛 유럽 언어에서 비롯됐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 및 오스트리아 방언 '무겔(mugel)' 또는 '무겔(mugel)'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가 20세기 중후반(특히 1950~1960년대) 스키 문화가 발달하면서 영어권으로 유입되었고, 슬로프 위에 자연스럽게 쌓인 눈 둔덕을 가리키는 전문 용어로 정착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1988년 이후 이 단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동아일보 1988년 10월8일자 ‘여자10㎞ 경보 한손딩기보트 92년 올림픽 정식종목 추가’ 기사에서 ‘IOC「미셸 베르디에」대변인은 7일(현지시간)오는92년「알베르빌」(프랑스)동계올림픽에여자「바이애슬론」(스키를 타면서 사격을 하는 경기)자유형「모굴」스키(커브를 돌면서 묘기를부리는 스키)쇼트트랙 남녀스피드스케이팅 등 3개 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키로 집행위원회가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과거 스키장이 인공적으로 완벽하게 정비되지 않던 시절, 수많은 스키어들이 같은 경사면을 따라 반복해서 턴을 그리며 내려갔다. 이때 스키어들의 에지(스키 날)가 눈을 깎아내리면서 눈이 한쪽으로 밀려 쌓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일정한 울퉁불퉁한 눈 둔덕들이 만들어졌다.

스키어들은 처음에는 이 둔덕들을 슬로프를 방해하는 골칫거리나 피해야 할 장애물로 여겼다. 하지만 개성 넘치고 도전적인 스키어들이 오히려 이 불규칙한 지형을 이용해 점프를 하고 방향을 바꾸는 등 자신만의 기술을 뽐내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독립된 스포츠 장르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모굴은 비주류 놀이에서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 시범종목이 되면서 올림픽 무대로 등장했다. 1960~70년대 북미를 중심으로 젊은 스키어들 사이에서 기존의 정형화된 알파인 스키에 반발하여 아크로바틱한 기술과 점프를 즐기던 문화가 프리스타일 스키의 시초가 됐다. 이 자유분방한 슬로프 놀이가 체계적인 스포츠로 발전하면서,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에어리얼 종목과 함께 시범 종목으로 처음 채택되어 전 세계에 화려한 매력을 뽐냈다.

시범 종목에서 큰 호응을 얻은 모굴은 1992년 제16회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드디어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 최초의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됐다. 역사적인 첫 올림픽 금메달은 개최국 프랑스의 스타 선수였던 에드가 그로스피롱(Edgar Grospiron)이 차지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홈팬들의 열광 속에 관중들이 안전펜스를 넘어와 그를 어깨에 메우는 명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언어학적이나 역사적 어원과는 별개로, 모굴이라는 단어는 역사 속 강력한 제국이었던 무굴 제국(Mughal Empire)의 황제(Mongol의 변형)를 뜻하는 단어와 발음이 같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른 둔덕이 마치 거대한 산맥이나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여, 이를 정복해야 할 대상인 '제왕(Mughal)'에 빗댔다"는 재미있는 비유적 해석을 하기도 한다. 비록 공식적인 어원은 아니지만, 거친 눈 언덕을 온몸으로 제압해야 하는 모굴 스키어들의 도전 정신과 과감함을 떠올리면 꽤 잘 어울리는 해석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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