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장 확대와 랜딩 존의 축소…'투온' 차단된 3온 전략의 강제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대회가 치러지는 더헤븐CC 웨스트·사우스 코스는 지난 6월 '인카금융그룹 더헤븐 마스터스'와 동일한 루트를 타지만, 체감 난이도는 완전히 궤를 달리한다.
이는 지난 4년(2022~2025년)간 대회를 이끌어온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을 떠나, 안산 더헤븐CC라는 새로운 개최지에서 처음 선보이는 무대인 만큼 변별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주최 측은 전장 확대와 더불어 1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식림 투자를 단행해 코스의 입체감을 더하고 바람의 길을 재배치하며 메이저급 대회 코스다운 묵직한 위용을 완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장의 확대와 타이트한 랜딩 존(Landing Zone)이다. 대회 총전장이 6819야드로 약 93야드가량 늘어났다. 특히 승부처로 꼽히는 후반 파5 홀들의 티박스를 뒤로 물려 세팅하면서, 장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노리던 2온(Two-on) 시도가 사실상 차단됐다. 무리한 지르기 대신 철저하게 끊어가는 3온 작전이 강제된 셈이다. 여기에 드라이버 낙하 지점인 230~250야드 구간의 페어웨이 폭마저 좁혀, 방향성이 담보되지 않은 샷에는 즉각적인 페널티가 주어지도록 뼈대를 고쳐 잡았다.
◇억센 가을 잔디와 초속 6m 돌풍의 융합…정밀 타격 막는 대자연
이렇게 좁혀진 코스의 뼈대 위로 대부도 해풍과 환경적 요인이 덧입혀지며 리스크는 극대화된다. 겉보기엔 17~28도를 오가는 쾌청한 가을 날씨지만, 사방이 탁 트인 링크스 코스 내부의 상황은 다르다. 한여름 뙤약볕을 뚫고 빽빽하게 밀도가 찬 '가을 잔디(러프)'에 공이 파묻히면 클럽 헤드가 쉽게 감겨버려 레이업조차 까다롭다.
여기에 3~6m/s로 예고된 바닷바람이 덮치며 선수들의 거리 계산에 짙은 혼선을 유발한다. 4m/s 이상의 강풍을 맞닥뜨리면 평소보다 최대 두 클럽까지 길게 잡아야 하는 복잡한 셈법이 요구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조한 날씨 탓에 '유리그린'처럼 단단해진 그린 위에서는 바람의 영향으로 퍼팅 라이(Line)마저 휘어진다. 특히 우승컵의 주인이 가려지는 20일 최종 라운드에는 최대 6m/s의 강한 북서풍이 예고돼 있어 순위를 요동치게 할 최대 변수로 꼽힌다.

◇'지르기' 대신 '펀치샷'…자연을 지배하는 고도의 코스 매니지먼트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는 과감한 드라이버 샷 한 방에 의존하는 플레이어의 입지를 대폭 좁혔다.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강한 해풍을 뚫기 위해 톱랭커들이 구사하는 낮고 정교한 탄도의 펀치샷(Punch Shot)이다. 특히 해풍이 거세지는 오후 시간대, 전장이 대폭 길어진 16~18번 홀 구간에서 바람을 안고 공격을 시도할지 혹은 안전을 기할지 결정하는 캐디와의 치밀한 수싸움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한편 총상금 15억 원을 놓고 나흘간의 열전에 돌입한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를 비롯해 국내외 최정상급 선수 10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타수 손실로 직결되는 극악의 코스 셋업과 날카로운 해풍 속에서, 대자연을 영리하게 정복해 내는 톱랭커들의 묵직한 통찰과 정교한 명승부가 갤러리들의 심박수를 한껏 끌어올릴 전망이다.
[유정우 마니아타임즈 선임기자 / kedspo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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