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는 21일 현재 6승 12패·승률 0.333으로 9위까지 추락했다. 타선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공격 지표 대부분이 리그 바닥을 맴도는 가운데, 벤치의 라인업 구성 또한 하루하루 버티기에 급급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각종 지표는 냉정하게 말한다. 팀 타율은 0.248로 8위, OPS 0.694로 9위, 경기당 평균 득점은 3.11로 최하위다. 팀 홈런이 17개로 3위에 올라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어쩌다 나오는 홈런이 아니면 득점이 어려운" 공격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내는 수치다.
출루 단계에서부터 삐걱댄다. 팀 출루율은 0.311로 9위, 팀 볼넷은 54개로 최하위다. 어렵사리 나간 주자도 허무하게 돌아오기 일쑤다. 주루사 10개로 리그 1위, 병살타 15개로 4위, 득점권 타율은 0.177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다. 기회를 만들기도 어렵고, 기회가 와도 홈으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여파는 투수진까지 번졌다. 점수가 나지 않으니 리드 중인 경기에도 필승조를 투입할 수밖에 없고, 불펜 피로도가 가중되는 구조다.
사령탑의 고민은 깊다. 김태형 감독은 매 경기 '울며 겨자 먹기'로 라인업 카드를 뒤섞고 있다. 타격감이 바닥을 친 타자들 중 하루는 누군가 터져주기를 바라며 타순을 조합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올 시즌 18경기에서 롯데는 17개의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전날과 같은 라인업은 단 한 차례뿐이었다. 상대 투수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전술보다 '사이클 반등'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가뭄의 근본 원인은 대만 동계훈련지에서 터진 도박장 출입 적발 사태다. 주전 1루수 나승엽과 주전 2루수 고승민이 동시에 빠지며 타선의 중심 무게가 통째로 증발했다. 고승민의 정교한 타격과 해결력, 나승엽의 부드러운 스윙과 펀치력은 롯데 타선의 핵심 축이었다. 이들이 한꺼번에 그라운드를 떠난 순간, 상위 타선과 중심 타선을 잇던 연결 고리마저 끊어졌다.
공백은 단순한 두 자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주축 타자가 사라지자 상대 투수들은 롯데 타선을 만날 때 쉬어가는 구간이 늘었고, 남은 타자들은 집중 견제와 가중된 부담을 함께 떠안게 됐다.
징계 일정도 남아 있다.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나승엽·고승민·김세민은 해제까지 12경기가 남았으며, 여러 차례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50경기 정지를 받은 외야수 김동혁은 32경기를 더 기다려야 한다. 징계가 풀린다 해도 곧장 1군에서 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댈 곳은 결국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는 야구 격언뿐이다. 롯데는 이 한 문장에 의지해 지금의 긴 터널을 헤쳐 나가야 할 처지에 몰렸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