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뷸러와 다저스의 결별은 냉정했다. 2024년 시즌 종료 후 다저스는 부상 이력과 성적 기복을 이유로 뷸러와의 재계약을 꺼렸다. 이에 뷸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1년 2,105만 달러에 계약했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22경기 선발 등판에서 5.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끝에 시즌 도중 방출되는 수모를 겪었고, 이후 필라델피아를 전전하며 커리어 최악의 암흑기를 보냈다.
하지만 로이터는 바로 이 '바닥을 친 가치'에 주목했다. 샌디에이고는 그간 가치가 하락한 투수를 영입해 에이스로 부활시키는 '저점 매수' 전략에 독보적인 성과를 거둬왔다. 로이터는 "딜런 시즈가 떠난 자리를 메워야 하는 파드리스에 뷸러는 리스크는 낮고 보상은 큰 최적의 도박"이라며, 그가 마이클 킹, 조 머스그로브 등과 함께 로테이션을 지탱할 힘이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된다면 다저스 팬들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 연출된다. 다저스가 내친 '가을 영웅'이 갈색 유니폼을 입고 다저 스타디움 마운드에 서서 친정팀 타자들을 상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다저스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을 영입해 지구 우승을 위한 전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제 공은 샌디에이고로 넘어갔다. 다저스가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투수가, 가장 다저스를 괴롭혀 온 구단의 손에서 다시 날을 세울 수 있을까. 워커 뷸러의 선택은 단순한 재기가 아니라, 다저스의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하려는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