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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이러려고 그렇게 끌었나? '백의종군' 아닌 '생존계약'... 한화의 1억원, 현실의 무게

2026-02-05 19:22

손아섭
손아섭
한때 리그를 대표하던 '안타 제조기' 손아섭의 거취가 마침내 정리됐다. 그러나 긴 침묵 끝에 나온 결론은 '대스타'라는 수식어와는 거리가 있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됐지만, 이번 계약을 두고 야구계에 남은 감정은 기대보다 씁쓸함에 가깝다.

한화는 4일 FA 신분의 손아섭과 1년, 연봉 1억 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징성이 크다. 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을 쌓아온 베테랑 타자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손아섭 측은 분명 경험과 꾸준함, 그리고 베테랑의 가치를 강조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 보상금 부담, 포지션 중복과 로스터 유연성까지 겹치며 그의 이름값은 기대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선택지는 점점 좁아졌고, 한화의 제안은 '도전'이라기보다 현실적인 출구에 가까웠다.

일각에서는 이번 계약을 '백의종군'이라 포장하지만, 보다 정확히 보자면 이는 명예보다는 생존에 방점이 찍힌 결정이다. 주도권은 철저히 구단에 있었고, 손아섭은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왕년의 스타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위치로 다시 내려온 셈이다.


물론 한화 역시 계산 없는 선택은 아니다. 비교적 낮은 리스크로 베테랑 타자를 확보했고, 필요하다면 뎁스와 리더십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계약이지만, 무게 중심은 분명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다. 1억 원이라는 금액이 '시장 평가의 결과'였는지, 아니면 잘못된 판단이었는지는 결국 그라운드에서 증명해야 한다. 방망이가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계약은 조용한 마침표가 될 것이고, 반대로 결과를 만든다면 이는 가장 잔인한 방식의 반격이 될 수 있다.

자존심 대신 생존을 택한 손아섭. 올 시즌 그의 모습이 '노장의 투혼'으로 기억될지, 현실의 벽 앞에 선 씁쓸한 장면으로 남을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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