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 감독은 "(지환이가) 뜬공을 워낙 잘 잡아서 고려하는 것이다. 외야 수비를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감각을 지녔다. 뜬공을 쫓아가는 범위도 무척 넓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프링캠프 때 본인과 상의해서 외야를 함께 준비해볼까 한다. 나이가 들면 외야에서 뛰는 것도 야구를 오래 할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오지환이 '발끈'했다. 그는 12일 사비를 들여 캠프로 미리 떠나며 자신의 좌익수 전향설에 자존심이 상했다며 유격수 자리 수호를 선언했다. 염 감독의 아이디어에 반기를 든 것이다.
염 감독은 오지환의 선수 경력 연장과 팀 사정 등을 고려해 그런 구상을 밝혔으나 오지환은 그럴 가능성을 차단했다.
선수가 이렇게 단호하게 나오면 감독도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베테랑의 의욕만으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을까? 이제는 거추장스러운 자존심을 내려놓고 팀과 자신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인 선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오지환은 장타력 보강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는 단기간의 훈련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장타는 선천적인 파워와 전성기 시절의 폭발적인 배트 스피드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3월이면 36세가 되는 선수가 갑자기 스윙 궤적을 수정해 장타를 늘리려다가는 오히려 컨택 능력마저 잃어버릴 위험이 크다. 또 순발력 저하를 야기해 유격수 수비 범위를 더욱 좁힐 수도 있다. 3년째 홈런 개수가 정체되어 있다면 그것은 이미 신체적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신호다.
LG는 또 KIA가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이적 이후 대안을 찾지 못해 내야 전체가 흔들리는 수난을 겪고 있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젊은 내야수들에게 하루빨리 유격수 경험을 부여해야 한다. 오지환이 유격수 자리에 연연하며 모든 이닝을 책임지려 하는 것은 당장의 자존심은 세워줄지 몰라도 팀의 10년 대계에는 독이 될 수 있다. 그래야 갑작스러운 공백으로 인한 재앙을 막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지환은 체력 소모가 극심한 유격수 수비 부담을 덜어내고 그 에너지를 타석에 집중해야 한다. 수비에서의 공백을 공격에서 메워주는 것이 팀 승리에 기여하는 훨씬 영리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선수 본인에게는 포지션 이동이 상처일 수 있으나 진정한 리더는 자신의 이름값보다 팀의 승리를 우선시해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